다보스 어젠다 참석자들 “ESG 표준 마련돼 전 산업에 적용될 것"
ESG 표준 마련되면 투자자와 대중 혼란 감소 전망
신흥국 기업들도 국제시장서 자본조달 위해 표준 채택 불가피

스위스 제네바 인근 콜로니에서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한 '다보스 어젠다 2022' 로고. 로고=연합뉴스 제공
스위스 제네바 인근 콜로니에서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한 '다보스 어젠다 2022' 로고. 로고=연합뉴스 제공

[ESG경제=이진원 기자] 세계경제포럼(WEF) 주최로 열린 ‘다보스 어젠다 2022’에 참여한 고위 인사들은 조만간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글로벌 표준이 제정되어 모든 산업에 적용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결국 모두가 ESG 표준을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20일(현지시간) 다보스에서 열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ESG 매트릭스’ 행사에 참여한 이들 인사들은 다보스 리더들과 함께 글로벌 ‘빅4’ 회계법인인 PwC, 딜로이트, EY, KPMG가 전 세계적으로 적용 가능한 표준화된 ESG 매트릭스와 평가 프로토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는 “ESG 표준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지키는 게 여전히 어려운 과제일 수 있겠지만, ESG 목표 진행 상황을 평가하고 보고하는 것만으로도 기업 입장에선 ‘충분히 큰’ 일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련의 표준이 마련돼야 평가가 더 쉬워질 것이라면서, 그래야 더 이상 ESG 평가 방법을 놓고 언쟁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여기저기서 공식적인 ESG 평가 매트릭스 등이 마련되고 있으나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투자자와 대중들이 모두 혼란을 겪는 일이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줄리 스윗 액센추어 CEO는 “주요 기업 4곳 중 1곳 정도만이 ESG 데이터를 모두 보고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하지만 액센추어를 포함해서 미래 지향적인 사고를 하는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 제고의 일환으로 ESG 목표를 업데이트하면서 재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ESG 표준 채택 피하기 힘들 것  

ESG 표준이 마련되면 채택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모이니안은 예를 들어 ESG 목표를 달성한 기업들은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새로운 ESG 표준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어떤 기업도 ESG 표준에서 숨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ESG 표준이 마련되면 표준 도입과 보고 의무를 회피하길 원하는 기업들은 숨을 곳이 마땅치 않을 수 있다.

대형 하이퍼마켓 체인인 까르푸 UAE의 운영사 마지드 알 푸타임(Majid Al Futtaim)의 알레인 베자니 CEO는 “ESG 표준 마련과 관련해서는 오랫동안 논의돼 온 이상 신흥국 시장까지도 ESG 표준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신흥국 시장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원한다면 국제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자금을 유치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신들의 ‘지속가능성’ 상태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SG 표준은 ESG 경영 투명성 제고에 도움 

프란스 반 하우튼 로열필립스 CEO 역시 “신뢰 결여는 ESG 표준 마련을 통한 투명성 제고를 통해 해결 가능하다”면서 “표준은 기업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ESG 표준이 마련되면 ESG 경영에 뒤처진 기업들도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채택하게 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고객들이 행동을 통해 기업들에게 표준 채택 압력을 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보스 어젠다 2022’는 22일까지 개최된다. '세계의 상태(State of the World)’를 주제로 온라인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4차 산업 혁명, 에너지 전환, 기후 위기, 지속 가능한 발전, 글로벌 경제 전망 등이 다뤄지고 있다.

WEF는 원래 매년 1월 스위스의 스키 휴양지인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을 다보스 어젠다 2022 기간에 함께 열려고 했으나,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이를 올 초여름으로 연기했다. 대신 행사 규모를 축소하고 방식도 온라인으로 전환해 다보스 어젠다 2022을 연 것이다.

저작권자 © ESG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