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O성현회계법인과 환경단체 푸른아시아, GHG 프로토콜 공식 파트너사로 선정
가이던스 마련되면 한국 기업 해외 조림사업 등을 통한 이산화탄소 감축 활성화 기대
푸른아시아 파일럿테스팅 파트너로 참여...BDO성현은 서포팅파트너로 참여

사진=GHG 프로토콜 홈페이지 캡쳐
사진=GHG 프로토콜 홈페이지 캡쳐

[ESG경제=이신형기자] 세계의 탄소 배출량 및 감축량을 과학적으로 측정ㆍ공개하는 표준 개발 사업에 한국 기관이 처음으로 참여한다.  

BDO성현회계법인(대표 윤길배)과 환경단체 푸른아시아(대표 손봉호)는 국내 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의 토양 분야 탄소 배출 및 감축량 측정을 위한 가이던스 개발에 파트너사로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온실가스 프로토콜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측정과 보고, 검증에 적용되는 글로벌 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세계자원기구(WRI)와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WBCSD)가 1998년에 설립한 단체로 '과학적기반 탄소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와 함께 온실가스 측정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기구다.

온실가스 프로토콜은 올 연말 토양분야 온실가스 감축량 가이던스를 발표하고, 2023년 중 표준안을 확정 도입할 예정이다. 표준안이 만들어지면 한국 기업의 해외 조립사업 등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활동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현재 기업의 생산 활동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의 측정 표준은 마련돼 있으나, 공장 건설시 토양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나 나무를 심어 흡수ㆍ저장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표준이 없는 상태다.

이런 표준화 작업에 한국 기관 두 곳이 공식 파트너로 처음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 유럽위원회와 같은 국제기구와 이케아, 마이크로소프트, 바이엘, 네슬레 등 전세계 100여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한다.

식목 등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필수적 가이던스

공장을 짓기 위해 땅을 파면 토양에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반대로 나무를 심을 경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의 기본이 되는 배출권 할당을 위해서는 토양에서 분출되거나 토양에 저장하는 온실가스를 정확하게 측정해야 한다.

BDO성현회계법인의 정종철 ESG센터장은 “지금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측정에서 도외시 됐던 분야가 토양”이라며 “토양 분야는 다른 기업의 생산 활동과 달리 배출 뿐 아니라 포집도 측정해야 하는데 (온실가스 프로토콜이) 배출과 포집을 모두 측정하는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토양 분야에서 더 주안점을 두는 것은 식목 등을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저장) 분야“라고 덧붙였다.

기업은 정부에서 할당 받은 배출권의 여분이나 부족분을 거래소에서 매매하고 이를 회계처리해 재무제표에 반영한다.

'온실가스 프로토콜'은 기업의 탄소 직접 배출과 간접 배출을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스코프(scope) 1, 2, 3 분류법을 만든 기관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온실가스 회계표준을 제공하고 있으며, SBTi도 이 기준에 따라 탄소 감축량을 측정하고 있다.

온실가스 프로토콜의 토양 분야 가이던스 개발에는 현재 100여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무국 선정, 자문기관 선정, TWG(테크니컬 워킹그룹) 구성, 리뷰(review), 파일럿 테스팅(pilot testing)의 5단계로 진행되고 현재 리뷰와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단계에 와 있다.

푸른아시아 파일럿테스팅 파트너...BDO성현 서포팅 파트너로 선정

환경단체 푸른아시아는 파일럿테스팅 파트너로 참여한다.

푸른아시아는 기후변화, 사막화, 황사 등의 국제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1998년에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20여년 간 몽골과 미얀마 등에서 기후위기 대응 및 사막화 방지를 위한 숲 조성 사업을 추진해 왔다.

푸른아시아와 토양 분야 과학자들이 몽골에 직접가서 나무의 종류와 수령, 기후 등에 따라 달라지는 탄소 포집을 관찰하고 포집량을 측정하게 된다.

푸른아시아의 조림사업이 시작된 2008년 몽골 볼강아이막 바양노르솜의 전경. 사진=푸른아시아 제공
푸른아시아의 조림사업이 시작된 2008년 몽골 볼강아이막 바양노르솜의 전경. 사진=푸른아시아 제공
사막화 방지를 위해 몽골 볼강아이막 바양노르솜에 조성된 숲. 사진=푸른아시아 제공
조림사업을 통해 바양노르솜에 조성된 숲. 사진=푸른아시아 제공

지난해 11월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국제 탄소 배출권 거래에 관한 파리협약 6조의 세부이행규칙(rulebook)이 마련됨에 따라 1~2년 후 유엔의 감독하에 단일한 규정으로 운영되는 국외 배출권 시장이 출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시장이 출범하면 국내 기업의 탄소배출권 획득을 위한 몽골 사막 조림 사업과 같은 해외 탄소 감축 사업 참여도 활성화할 전망이다. 이때 과학에 기반한 정확한 탄소 감축량 측정이 필수적이다.

푸른아시아의 오기출 상임이사는 “우리의 기후변화 및 사막화 방지를 위한 수 십 년간의 노력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결과”라며 “나무 심기와 숲 조성을 통한 토양부문 탄소배출 감축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해 새로운 기준이 제정되면, 그 동안 모호한 기준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탄소배출권 획득 및 상쇄를 위한 지속가능사업(SDM: Sustainable Development Mechanism)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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