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신뢰할 만한 스코프 3 배출 정보 수집 어려움 지적
스코프 3 공시 범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지침 요구도

에마뉴엘 파베르 초대 ISSB 의장
에마뉴엘 파베르 초대 ISSB 의장

[ESG경제=이신형기자]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3월 말 공개한 ESG 공시 초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결과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공급하는 온실가스뿐 아니라 공급망과 제품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함께 공개하는 것에 다수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단일한 ESG 공시기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ISSB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의견 청취 결과를 공개했다.

국제 기구와 일반목적의 재무정보 사용자(users of general purpose financial reporting) 등 대부분의(most) 응답자들은 GHG 프로토콜의 온실가스 회계처리 및 보고 기준에 따라 모든 기업에 스코프 1(직접 배출)과 스코프2(전력사용 등을 통한 간접배출)뿐 아니라 스코프 3(공급망 및 소비자) 배출량을 모두 공시하도록 한 ISSB의 공시 기준 초안에 찬성했다.

스코프 3 배출량이 기업의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스코프 3 배출량 공시를 제외하면 기업의 기후 리스크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업 전반에 걸쳐 여러 나라에서 스코프 3 배출량 공시가 늘어나고 개선되는 가운데 스코프 3 배출량 공시는 투자 리스크 분석과 기업 가치 평가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스코프 3 배출량까지 꼼꼼히 따져야 투자자들은 기업의 전환 리스크과 저탄소 경제 수용성, 탄소중립 목표 달성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코프 3 배출 공시 논란

GHG 프로토콜의 기준에 따르면 스코프 1은 기업 활동을 통해 기업이 소유한 자산에서 배출되는 직접 배출이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기업이 사용하는 모든 운송 수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등이 포함된다.

스코프 2는 기업이 소비하는 전기와 스팀, 냉방 수단 등을 생산하는데 발생한 간접 배출을 뜻한다.

스코프 3는 공급망과 제품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부 탄소 배출량이다. 스코프 3 배출은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활동을 통한 배출로 으로 나눠진다.

업스트림 활동을 통한 배출은 부품이나 소재의 생산과 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협력사와 물류업체의 온실가스 배출, 제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와 폐수 처리 과정에의 온실가스 배출 등을 뜻한다.

다운스트림 활동을 통한 배출은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 유통되는 과정과 소비자가 사용하고 폐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뜻한다.

스코프 3 배출량, 특히 다운스트림 배출량은 기업이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기 어려워 공시 내용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3월에 공개한 기후공시 초안에서 스코프 3 배출을 포함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한 기업이나 스코프 3 배출량이 중대한(material) 기업에 한해 스코프 3 배출량을 공시하도록 했다.

SEC는 또 스코프 3 배출량의 정확한 측정이 어려워 허위 공시에 따른 소송 가능성이 있다는 재계의 의견을 수용해 스코프 3 공시는 소송으로부터 보호를 받도록 하고(protected from litigation) 공시 내용에 관한 외부 감사 의무도 2~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반면에 유럽연합(EU가 5월에 공개한 '유럽지속가능성공시기준(ESRS: 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 초안은 기업에 스코프 1, 2, 3 배출량을 모두 공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스코프 3 배출량 공시에 찬성하는 응답자가 대부분이었으나, 많은(many) 응답자가 스코프 3 공시에 어려움이 많고 정확한 공시를 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스코프 3 공시 기법과 데이터 수집 과정이 아직 미성숙 단계에 머물고 있어 기업이 직접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서 신뢰할만한 양질의 데에터를 얻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많은 응답자가 스코프 3 공시 범위를 더 명확히 해야 한다며 밸류체인의 어느 단계까지 공시에 포함돼야 하는지 추가적인 지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스코프 3 공시를 포함한 일부 공시 지표는 단계적인 적용이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산업별 온실가스 정보 공시 요구 지지

ISSB 공시안은 스코프 1, 2. 3 온실가스 배출량 등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공통 지표와 함께 기업이 속한 산업에 적용되는 산업별 관련 지표 공시도 요구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 업체는 연비나 친환경차 판매 비중, 금융기관은 대출을 제공하거나 투자한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공시해야 한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산업별 온실가스 관련 지표 공시를 요구하는 ISSB의 접근법에 동의했다.

하지만 많은 응답자들이 산업별 지표 공시에 관한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SSB가 차용한 SASB의 산업별 온실가스 관련 지표 공시기준이 지역적 편향성을 보이기 때문에 국가별 규제의 차이 등을 포착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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