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ESG운동 보다 투자자와 기업의 찬성 기류 더 강해
뉴욕타임스, "우파 활동가 레너드 레오가 반ESG 핵심 인물"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이 9월1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클링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가 주최한 포럼에서 패널로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래리 핑크 회장은 반 ESG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대표적인 금융인이다. 
ESG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이 9월1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클링턴 글로벌 이니셔티브(CGI)가 주최한 포럼에서 패널로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래리 핑크 회장은 반ESG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대표적인 금융인이다. 

[ESG경제=이신형기자] 펀드평가사이자 금융정보 제공업체 모닝스타는 14일 홈페이지에 블랙록을 비롯한 ESG 투자 금융기관을 공격하고 영업을 제한하는 반ESG 운동의 배후에 관한 흥미로운 글을 실었다.

모닝스타의 존 헤일 애널리스트는 "반ESG 운동은 대다수 투자자나 자산운용사, 그리고 기업의 경영진에게 외면받고 있으며 우파 정치인들이 이를 의도적으로 쟁점화하고 있을 따름"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런 흐름을 뒤에서 조장하는 배후 세력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연 누구일까?

미 공화당 주도로 계속되는 반ESG 운동

최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론 드산티스 플로리자 주지사, 톰 코튼 아칸소주 상원의원 같은 공화당 정치인들이 공개적으로 ESG를 직격했고, 공화당이 집권한 일부 주에서는 주 연기금을 동원해 ESG 투자에 나서는 자산운용사와의 거래를 금지시켰다.

블룸버그뉴스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루이지애나주는 블랙록에 서한을 보내 연말까지 블랙록에 대한 모든 투자를 철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에는 애리조나주의 마크 브루노비치 법무장관이 주도하는 19개주 법무장관이 래리 핑크 블랙록 CEO에게 ESG 투자를 비판하는 서한을 보냈고 며칠 후에는 텍사스주의 켄 팩스턴 법무장관도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공화당이 집권한 주의 상당 부분이 총기 규제와 기후 행동, 인종 다양성 제고 등 사회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금융기관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7개 주에서 최소 44개의 이런 법안이 제출됐거나 법 제정이 이루어졌다.

반 ESG 운동 주도하는 인물은 "레나드 레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ESG의 정치 쟁점화는 '자유주의적 가치(liberal values)'가 시민 사회로 확산하는 것에 반대하는 돈 많은 보수 정치인 후원자가 주도하고 있다. 자유주의는 미국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뜻한다.

뉴욕타임스가 지목한 이 인물은 레나드 레오라는 보수 활동가다. 레오는 익명의 기부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는 ”불투명하고 거대한 (보수 세력) 네크워크“를 이끄는 인물로 알려져있다.

레오는 보수단체인 연방주의자 협회(Federalist Society)의 간부다. 이 단체는 1982년 진보적인 법률 단체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됐고 미국 우파의 사법부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레오는 더 나아가 미국 문화와 제도의 보수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뉴욕타임스의 케네스 보겔 기자에게 ”우리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업을 세우는 것은 미국인 생활의 여러 중요한 영역을 지배하는 자유주의적 가치를 되돌리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헤일 애널리스트는 이런 생각이 ESG 요소를 고려해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를 캐어있는 척 하는 ”오크 기업(woke corporation)“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레오의 네트워크가 후원하고 그가 이끄는 컨설팅사 CRC 어드바이저리(Advisory)가 자문하는 컨슈머 리서치(Consumer Research)와 SFOF(State Financial Officers Foundation)라는 2개의 비영리 단체가 반 ESG 운동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컨슈머 리서치는 올해 반 ESG 운동에 1000억 달러를 썼고 낙후된 홈페이지에는 네 명의 직원 명단이 공개돼 있다. 이 중 한 명은 레오와 함께 일했던 인물이다.

SFOF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단체로 현재 공화당이 집권한 주의 재정당국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이 단체는 공화당 집권 주 정부가 주 연기금이 ESG 투자에 적극적인 자산운용사와의 거래를 중단하는 정책을 도입할 때 주 정부 간 정책 공조를 돕고 있다.

투자자들은 반ESG 운동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모닝스타의 존 애널리스트는 "ESG는 투자자나 자산운용사, 기업에게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ESG 운동은 기후 행동이나 인종 다양성, 양성평등, 포용적인 정책, 직원에 대한 보상 확대에 반대하고 총기 사고나 주주 권한, 낙태 문제 등에 목소리를 높이는 기업 경영진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보수적인 활동가가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산운용사는 자사의 투자를 더 잘 이해하고 투자대상 기업이 직면한 ESG 이슈를 해결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ESG 투자에 나서고 기업은 경영을 잘하기 위해 ESG 요소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진이 반ESG 운동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기업 경영과 직원 복지 등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는 액센츄어 ACN의 줄리 스위트 CEO도 최근 ”오크 CEO“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고 소개했다.

스위트 CEO는 ”나는 가치를 가져오는 게 무엇인지 이해하는 CEO“라고 말했다.

그는 ”액센츄어는 인종 다양성이나 양성 평등을 위한 노력을 배가하기로 약속한 2013년 이후에야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지속가능성은 채용 시점부터 직원들에게 중요하고 고객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정치인들이 뭐라해도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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