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평가원, 올 1분기 100대 상장사 ESG등급 평가
SK 전 분기 이어 연속 1위, 삼성전자와 KB금융 2,3위 차지
현대차, 신한금융, KT, 하나금융, KT&G, LG전자 10위 안에

한국ESG평가 2023년 1분기 ESG등급 10대 기업들.
한국ESG평가 2023년 1분기 ESG등급 10대 기업들.

[ESG경제=홍수인 기자] 국내 대기업 중 ‘ESG경영’을 가장 잘 하는 곳은 SK와 삼성전자, KB금융지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현대자동차, 신한금융지주, KT,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KT&G, LG전자 등이 ESG경영 점수가 뛰어난 10대 기업으로 평가됐다.

이런 내용은 한국ESG평가원(대표 손종원)이 올해 1분기 국내 100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ESG 평가 작업을 실시해 6일 내놓은 결과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상장 대기업 중 한국을 대표하는 100개 기업을 선정했다.

평가 결과 SK가 최고점인 82.8(100점 만점)을 받았고, 삼성전자가 간발의 차이인 82.3점이었다. 80점 이상을 받은 두 회사의 등급은 'S'다. KB금융지주(79.4점)~LG전자(75.5점) 등 8개사는 그 다음의 A+ 등급을 받았다

업종별로는 금융이 평균 71.6점으로 가장 높았고, 인터넷ㆍ통신, 전기전자 순이었다. 

<ESG경제> 자매기관인 <한국ESG평가원>은 지난 2021년부터 분기 별로 100대 상장사를 대상으로 최고 S부터 최하 C까지 ESG 등급을 매겨왔다

100개사 ESG 평균은 67.8, B+ 등급

한국ESG평가원이 평가한 100개사는 시가총액 규모에서 한국의 대표기업들로 모두 ESG경영을 대외적으로 선포했다. 100개사의 ESG 요소별 평균점수는 ▶환경(E) 65.9점(B+) ▶사회(S) 68점(B+) ▶지배구조(G) 69점(B+) 이었다. 이에 따라 ESG 종합점수는 67.8(B+)로 전 분기와 거의 같았다. (0.1점 소폭 하락)

70%의 비중을 차지하는 직접평가는 지난해 4분기 정례 평가의 결과를 대부분 유지하고, 뉴스 평가 변화 및 논란 이슈가 있는 기업만 조정했다. 그럼에도 조사대상 100개사 중 14개사의 등급이 바뀌었다. 평가 결과 ▶S등급 2개사 ▶ A+ 8개사 ▶ A 17개사 ▶ B+ 38개사 ▶ B 31개사 ▶ C+ 4개사였다.

A+이상 우수등급은 SK 등 10개사

SK는 전 분기에 이어 연속 1위에 올랐다. 환경(E)과 지배구조(G) 분야에서 S등급을 기록해 전체 S등급이라는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직접평가 결과도 S등급이었고 빅데이터 기반의 뉴스평가에서도 S등급을 받음으로써 국내 최고 ESG경영 기업의 영예를 얻었다.

보고서는 “10여년 전부터 사회적 책임경영에 관심을 키워온 최태원 SK회장이 ESG경영을 선도하면서 여러 측면에서 긍정평가를 받은 덕분”이라고 풀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평가에서 S등급에 진입한 뒤 이번에 S등급을 유지했다. 직접평가에서 A+, 뉴스평가에서 전체 1위를 기록하며 S등급을 받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간판기업으로서 다양한 ESG활동이 빅데이터 기반의 뉴스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KB금융지주는 간발의 차이로 S등급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직접평가에서는 100대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뉴스평가에서 SK나 삼성전자에 못미치면서 종합 A+ 등급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분기 평가에 이어 이번에도 4대금융지주사 중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얻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평가에서 평점 상승이 두드러졌다. 직접평가 점수는 변동이 없었으나 뉴스평가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S등급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지배구조(G) 부문이 S등급을 기록하여 우수 평가를 견인했다.

신한금융지주도 KB금융지주와 유사하게 직접평가 S등급을 받았으나 뉴스평가가 A등급에 그쳐 종합A+에 머물렀다. 뉴스평가 중 환경과 지배구조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최근 CEO 선임문제로 정치권과 갈등을 빚은 KT의 경우 환경등급은 B+에 그쳤지만, 사회(S) 부문 A+ 등 나머지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음으로써 종합 A+라는 우수평가를 받았다. 민영화 공기업으로서 사회적책임 활동을 활발히 해 왔지만 주총 직전 CEO 선임 관련 지배구조 이슈가 크게 불거져 다음번 평가가 관심사다.

하나금융지주는 우리금융지주를 미미하게나마 앞섰다. 김정태 전 회장 퇴임 이후 장기연임으로 인한 지배구조 부문 부정적 뉴스평가가 개선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직접평가가 S등급을 유지하기 때문에, 다양한 ESG경영 활동을 통해 뉴스평가가 개선된다면 등급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직접평가 최우수기업(S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뉴스평가가 B+등급에 그쳐 종합A+라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냈다. 내부제도와 운영실적은 괜찮은데 CEO 승계 과정 등에서 ESG 관련 부정적 뉴스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여러 논란 이슈를 줄인다면 앞으로 등급이 오를 수 있다고 예상된다.

KT&G는 전 분기 평가에서 A+등급으로 상승한 뒤 그 수준을 유지했다. 환경 등급은 여전히 B+에 그쳤으나 사회와 지배구조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아 종합A+라는 우수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KT&G는 담배제조 회사라는 태생적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청년층을 상대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쳐왔다.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노력도 강화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LG전자도 이번 평가에서 A+등급을 유지했다. 부문별로는 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A+로 균형 잡힌 ESG경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 종합 점수와 E,S,G 부문별 등급

한국ESG평가원 제공
한국ESG평가원 제공

금융이 인터넷/통신 제치고 1위 업종으로 부상

업종별로 살펴보면 8개 업종 중 ESG 점수가 가장 높은 곳은 금융이었다. 전 분기 평가에서는 인터넷ㆍ통신이 가장 높았으나 업종 대표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논란(controversy) 이슈를 많이 노출하면서 선두 업종이 바뀌었다.

금융업종 내에서는 4대 금융지주가 상위권에 포진하며 ESG경영을  선도하는 모양새였다.

인터넷ㆍ통신 업종 내에서 흥미로운 점은 네이버, 카카오, NC소프트 같은 자수성가형 후발 IT기업보다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같은 대기업 계열의 전통적 거대 인터넷ㆍ통신 기업의 ESG 점수가 더 잘 나왔다는 사실이다. 후발 IT 스타기업이 뛰어난 실적과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ESG경영 개선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시사점이 주목된다.

그 다음으로 전기전자 업종이 우수 평가를 받았다. 최상위권인 SK와 삼성전자가 업종 점수를 끌어올린 덕을 톡톡히 봤다.

가장 낮은 ESG평가를 받은 업종은 화학과 건설ㆍ유틸리티였다. 두 업종 모두 비즈니스 속성 상 환경(E) 분야의 낮은 점수 탓에 전체적으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사회(S)와 지배구조(G)에서 개선 흐름이 나타나는 건 고무적이다.

환경 분야 평가에서 금융과 인터넷ㆍ통신 업종이 우수하게 나타난 것은 예상과 일치하지만, 전기전자와 자동차ㆍ중공업이 그 다음으로 우수 평가를 받은 건 다소 의외다. 보고서는 “환경경영을 위한 한국 대표기업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치하할만 하다”고 평가했다.

사회 분야 평가에서는 금융과 전기전자 업종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지배구조 분야는 전기전자와 인터넷ㆍ통신 업종이 모범적인 ESG경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1,2위 구도는 공고

업종별로 1,2위 기업이 이번 평가에도 거의 바뀌지 않았다. 100대 상장사 중 14개 기업의 등급이 바뀌었지만 대부분 등급 중하위권에서 그랬다. 보고서는 “ESG 우수기업으로 일단 틀을 갖추면 그 체질과 기세가 쉽사리 변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전기전자 업종 1위는 전체평가 1위를 연거푸 차지한 SK였다. 환경, 지배구조 부문에서 S등급을 기록하여 국내 ESG경영 최고 기업임을 재확인했다.

2위는 삼성전자로, 환경 A+외에 사회, 지배구조 모두 S등급을 기록하여 한국 간판기업으로서 ESG경영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확인케 했다. 뉴스평가에서는 SK를 능가한 것을 보면, 다양한 ESG경영 노력이 현실화해 여론 곳곳에 바이럴을 타는 모습이다.

자동차ㆍ중공업 업종은 현대자동차가 전 분기에 이어 1위를 고수했다. 2위의 기아는 환경 B+가 약점이었지만, S 와 G 모두 A +등급을 받았다.

화학업종 1위는 SK이노베이션이었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다는 태생적 약점으로 환경등급은 B에 그쳤으나 사회 A+,지배구조 A 등급을 기록하여 종합B+ 등급을 받았다. 2위는 LG화학으로 지배구조 A등급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금융은 지난 평가 1위였던 KB금융지주가 선두를 고수했다. 사회와 지배구조 부문에서 S등급을, 환경에서 A등급을 기록하며 경쟁이 치열한 금융지주 4사의 ESG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했다. 신한금융지주도 2위를유지했다. 지배구조에서 S등급을 기록하며 우수한 평가를 이어갔다.

인터넷ㆍ통신ㆍ소프트웨어 업종의 1위는 이번에도 KT가 차지했다. 지배구조부문에서 S등급, 사회부문에서 A+를 기록한 것이 기여했다. 업종 내 2위도 SK텔레콤이 계속 유지했다. 환경은 B+였으나 사회, 지배구조 모두 A+를 기록하여 우수한 평가결과가 나왔다.

건설ㆍ유틸리티 업종 1위는 한국전력, 2위는 현대건설로 전 분기 순위를 유지했다. 한국전력은 환경과 사회에서 A등급을 받아 종합점수를 끌어올렸다.

소비재ㆍ제약 업종은 1위 KT&G의 경우 환경은 B+에 그쳤으나 사회와 지배구조 측면에서 모두 A+라는 우수평가를 받았다. 2위는 LG생활건강으로 사회부문 A등급이 점수를 끌어올렸다.

유통ㆍ운송ㆍ레저 업종의 경우 삼성물산 1위, GS리테일 2위 구도가 지속됐다. GS리테일은 지배구조 A등급이 좋은 평가를 견인했다.

업계, ESG 법제화 파고에 대비해야

지난해 국내외 기업의 ESG경영과 금융시장의 ESG투자는 거품이 빠지는 양상이 뚜렷했다. 해외의 그린워싱(green washing), 오크(woke)자본주의 논쟁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금리상승에 따른 증시침체와 금융,외환시장 혼란도 ESG에는 악재였다.

하지만 올들어 금융시장의 안정회복과 주가반등에 힘입어 ESG가 내실을 다지며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독일부터 시작된 유럽연합(EU)의 공급망실사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중심의 ESG 정보공개 국제표준 제정작업,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예고 등으로 ESG는 이제 업계 발등의 불로 다가오고 있다. ESG는 이제 당위론을 넘어 법제화의 길로 들어섰다고 봐야 한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와 수출기업의 입장에서 ESG 관련 글로벌 규제와 제도를 착실히 이행하지 않고는 교역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는 우리 기업들에게 오히려 ESG를 내실화할 좋은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손종원 한국ESG평가원 대표는 "국내 증시에 주주행동주의 바람이 불면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압박이 거세지는 것도 ESG경영에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떻게 분석 했나?

한국ESG평가원은 공개된 정보와 뉴스 빅데이터를 통합분석하는 독자평가모델을 구축했다. 조사대상 기업의 지속가능보고서와 사업보고서,지배구조보고서, 거래소 공시 등 공개정보를 이용하는 지표분석과 뉴스빅데이터분석을 통한 논란(Controversy) 이슈평가를 결합했다. 공개정보지표 분석은 70%, 뉴스빅데이터 분석은 30% 비중을 뒀다.

ESG 요소별 가중치는 지배구조(G)의 비중을 40%로 높게 책정하고, 환경(E)과 사회(S) 각각 30%씩 설정해 100점 만점으로 했다. 다만 금융과 IT의 특성상 두 업종은 환경(E) 20%,사회(S) 40%,지배구조(G) 40%로 E 비중을 를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했다.

평가등급은 S(80점~), A+(75점~), A(70점~), B+(65점~), B(60점~), C+(55점~), C(55점미만) 7단계로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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