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프로는 착용형 공간 컴퓨터…컴퓨팅 방식의 새 시대 시작“
수십만 개 아이폰·패드 앱 접속…눈·손·음성으로 기기 조작 가능

애플이 5일(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애플이 5일(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ESG경제=김도산 기자]  애플이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야심작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전격 공개했다. MR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친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이다. 현실과 가상 간에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기술로 1,000명 넘는 개발자가 7년 넘게 씨름해 온 아이템이다.

애플은 5일(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를 열고 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선보였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착용형 공간 컴퓨터'라고 부르면서 아이폰 이후의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컴퓨터에서 혹은 아이폰에서 그동안 해왔던 컴퓨팅 기능이 '비전 프로'를 통해 3차원(3D) 공간에서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증강현실(AR)은 디지털 콘텐츠를 실제 세계에 섞이도록 하는 고도의 딥 테크놀로지이자 완전히 새로운 AR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스키 고글 형태의 '비전 프로'는 새로운 운영체제 비전OS에 이용자가 눈 손 음성을 통해 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카메라와 센서를 갖췄다. 자동으로 실행되는 수십만 개의 기존 아이폰과 아이패드 앱에 접속할 수 있어, 디지털 콘텐츠와 물리적인 세계를 경계 없이 어우러지게 한다.

예컨대 '비전 프로'를 쓰고 페이스타임 통화를 하면 이용자의 모습이 실물 크기의 디지털로 재현된다. 이용자의 표정과 손짓이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이용자들은 함께 영화나 사진을 감상하거나 프레젠테이션 협업을 할 수도 있다.

내년 미국서 3,499달러에 판매...M2 칩 ‘맥북 에어’도 선보여

영화를 볼 경우 화면을 100피트(30m)만큼 넓게 확장해 첨단 공간 음향 시스템을 갖춘 개인 영화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아이클라우드(iCloud)에서 사진 보관함에 접속하면 사진과 영상의 미세한 디테일까지 보여주며 선명한 색상의 실물 크기로 체험이 가능하다.

비전 프로는 내년 초부터 미국에서 3,499달러(약 456만원)에 시판한 뒤 다른 나라로 확장할 예정이다. 외장형 배터리를 사용하면 최대 2시간 작동할 수 있다.

쿡 CEO는 "오늘은 컴퓨팅 방식의 새 시대 시작을 알리는 날"이라며 "맥(Mac)이 개인 컴퓨터를, 아이폰(iPhone)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연 것처럼 '애플 비전 프로'는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이게 됐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MR 헤드셋 출시와 함께 디즈니플러스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즈니와 협력하고, 3D 앱 개발을 위해 게임 개발 엔진업체 유니티와 협업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날 또 기존 인텔 칩 대신 자체 개발한 M2 칩을 탑재한 두께 11.5㎜, 15인치 크기의 새로운 노트북 맥북 에어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M2 칩 라인업을 완성하는 새로운 시스템 온 칩(SoC) M2 울트라를 공개하면서 컴퓨터 본체인 맥 스튜디오와 맥 프로에 탑재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업그레이드된 iOS 17 기능도 공개했다. 이용자가 서로의 아이폰을 가까이 대거나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가져다 대기만 하면 손쉽게 연락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네임드롭(NameDrop), 지인이 귀가 때 실시간 위치를 공유해 주는 체크인(Checkin), 그리고 사진 등을 통해 일기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저널(Journal) 앱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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