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컵보증제, 재활용 가능한 컵 사용
영국 라떼 부담금, 미국 베셀웍스 등 다양한 방식

독일 뮌헨에서 진행 중인 다회용 컵 'RECUP'. 사진=RECUP
독일 뮌헨에서 진행 중인 다회용 컵 'RECUP'. 사진=RECUP

[ESG경제=김민정 기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커피전문점에서는 일회용 컵 사용 빈도가 꾸준히 높아져 환경 및 지구 온난화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 국내에서는 내년부터 지난 2008년에 폐지됐던 ‘컵 보증제’가 다시 부활할 전망이다. 컵보증제는 2002년에 시작했다가 폐지됐던 친환경 제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인은 1인당 연간 353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세계평균 132잔보다 3배가량 높은 수치다. 특히 코로나19 등의 문제로 일회용 컵에 커피를 담아 편리하게 즐기는 이들이 많다.

컵보증제는 2022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재시행되는 제도다. 커피 등의 음료를 주문할 때 보증금으로 일정 금액을 내고, 사용한 컵을 매장에 돌려주면 보증금으로 지불한 돈을 되돌려받는 제도다. 보증금은 제조 원가나 정책적인 부분 등을 고려해 책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컵 회수율이 높아지면 재활용율이 높아져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실상 일회용 컵을 재활용하지 않고 소각하게 되면, 재활용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66%가 늘어난다. 컵 보증제로 재활용 컵 수가 늘어나면 이를 줄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또 재활용을 통한 이익 역시 연간 445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컵 보증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독일에서는 다회용 컵을 빌려 테이크아웃하고 다시 반납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Freiburg) 시는 100개의 카페에 일회용 뚜껑이 있는 플라스틱 커피컵을 1유로에 대여하고, 반환 시 다시 돌려주는 ‘프라이부르크 컵’ 제도를 이용 중이다. 전체 카페 중 70%가 참여한 '프라이부르크 컵' 제도에 사용되는 컵은 최대 400번까지 재사용이 가능하다.

독일에서 진행 중인 다회용 컵 반환 제도 '프라이부르크 컵'. 사진=인스타그램 an7j3
독일에서 진행 중인 다회용 컵 반환 제도 '프라이부르크 컵'. 사진=인스타그램 an7j3

컵 내부는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졌으며, 내열성과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프라이부르크 컵은 약 85%가 반환되어 세척 후 재사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이부르크 컵은 인기가 많아지자 독일의 다른 도시에서도 시스템을 따라하고 있다.

특히 뮌헨에서는 커피, 핫초콜릿, 라떼 등, 뜨거운 음료 테이크아웃 머그를 재사용하는 리컵(RECUP)이 운영되고 있다. 1유로를 지불하고 리컵을 사용한 후, 나중에 반환해 보증급을 새로 받거나 다른 리컵으로 바꿔 보증금 없이 커피 한 잔을 더 구매할 수 있다. 비슷한 형태로 커피뿐 아니라 테이크아웃 식품에 사용되는 리볼(REBOWL)도 출시되어 운영되고 있다.

스마트폰 앱에서 리컵을 반납할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다. 사진=리컵
스마트폰 앱에서 리컵을 반납할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다. 사진=리컵

리컵은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진 독일산 머그로, BPA 및 오염물질이 없어 100% 재활용이 가능한 컵이다.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하고 최대 1000번까지 재사용할 수 있으며, 초경량으로 테이크아웃에도 손색이 없다. 리컵의 최종 목표는 일회용 종이컵과 이를 사용해 발생하는 쓰레기를 완전히 해소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베셀웍스’가 카페 공항 회사 대학 캠퍼스 거리 축제 등 1회용 컵을 쓰는 곳과 계약을 맺고 다회용 컵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음료를 주문한 뒤 베셀웍스 텀블러에 음료를 받고, 텀블러에 새겨진 QR 코드를 인식하고 난 뒤 테이크아웃하면 된다. 이후 5일 이내에 베셀웍스와 계약을 맺은 카페나 반납기계에 반납하면, 베셀웍스에서 컵을 수거해 세척한 후 다시 카페에 비치하는 방식이다.

베셀웍스는 계약을 맺은 카페에서 비용을 지불 받고, 카페는 1개의 컵에 소용되는 10센트 정도를 베셀웍스에 지불한다. 소비자는 베셀웍스 텀블러를 이용해 쉽게 테이크아웃을 하고, 환경 보호에도 동참하게 되는 방식이다. 비슷한 것으로 영국에서는 ‘컵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또 영국에서는 2018년부터 스타벅스에서 1회용 컵 하나당 5펜스씩 가격을 부과하고 있다. 이를 라떼 부담금(Latte Levy) 이라고 한다. 대신 개인 컵이나 텀블러를 사용하게 되면 25펜스를 할인받을 수 있다. 컵보증금제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라떼 부과금은 1회용 컵에 비용을 내야 하는 제도다.

라떼부담금은 매년 버려지는 25억 개의 일회용 커피잔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모든 일회용 커피 컵에 기본적으로 25펜스가 부과된다. 영국에서는 연간 약 25억 개의 일회용 커피 컵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플라스틱 재질로 인해 재활용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거의 모두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영국의 카디프 대학 연구원들은 한 잔의 커피에 25펜스를 부과하면 연간 컵 사용량을 최대 300m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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