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금기금 TPP, "기후 책임투자 지속"…새 수탁사 아문디·인베스코

TPP, STT에 맡긴 320억 파운드 중 280억 파운드 새 위탁사로 돌려 아문디, 기후인덱스 중심 주식투자...인베스코, 넷제로 초점 채권투자 英 최대 직장연금 산하 TPP "지속가능성, 장기적 가치 창출 우선시"

2025-03-04     김연지 기자
더 피플즈 펜션(The People's Pension, 이하 TPP)의 홈페이지 사진. 사진=TPP 공식 홈페이지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영국의 연금기금 더 피플즈 펜션(The People's Pension, 이하 TPP)이 자산 280억 파운드(355억 달러, 한화 약 51조 8406억 원)를 운용하기 위한 새로운 위탁사로 아문디(Amundi)와 인베스코(Invesco)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TPP는 기후변화 대응 및 넷제로 목표에 부합하는 책임있는 투자에 초점을 두고 새로운 위탁사를 찾았다고 밝혔다. 

ESG 투데이와 ESG 뉴스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TPP는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 이하 STT)가 독점적으로 관리하던 약 320억 파운드 자산 중 280억 파운드를 아문디와 인베스코에 맡기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TPP의 책임있는 투자, 지속 가능성 및 기후 중심 전략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다. TPP는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업데이트하면서 기후변화, 자연, 인권 등을 우선순위로 설정했다. 해당 스튜어드십 코드에는 수탁자가 투자 대상 기업에 기후변화 관련 기대 사항을 준수하도록 책임을 묻고, 넷제로 지침을 이행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TPP의 이사장인 마크 콘드론은 "이번 조치는 TPP의 강력한 재무 실적과 책임있는 투자 원칙의 균형을 맞추려는 의지”라면서 “아문디와 인베스코를 선택함으로써 우리는 약 700만 명의 회원을 위해 지속가능성, 적극적인 관리 및 장기적 가치 창출을 우선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문디는 기후중심 주식 관리, 인베스코는 넷제로 채권 투자

보도에 따르면, TPP의 자산 280억 파운드 중 200억 파운드는 아문디가 주식시장에서 기후 중심 인덱스 전략을 통해 감독하고, 80억 파운드는 인베스코가 넷제로 목표에 초점을 맞춘 채권 투자를 통해 관리할 예정이다. 아문디와 인베스코는 플랫폼을 통해 TPP에 ESG 데이터, 지표, 보고 및 데이터 분석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달 19일 발표된 '아문디의 2025  지속가능한 투자 전망' 보고서 표지. 사진=아문디 공식 홈페이지

아문디의 기관 및 기업 고객 부문 책임자이자 ESG 관리자인 진-자퀴스 바베리스는 "고객들은 점점 더 책임 있는 투자에 집중된 동시에 강력한 위험 조정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맞춤형 투자 솔루션을 찾고 있다”면서 “TPP와의 이 파트너십은 우리 투자 솔루션의 강점을 입증하며, TPP가 넷제로 투자 야망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핵심 파트너로 우리를 선택한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베스코는 채권 발행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넷제로 목표에 부합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관행을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베스코는 2013년부터 책임 투자 원칙(PRI)에 서명한 기관이었으며 2023년에 2200건 이상의 ESG 관련 참여 활동을 수행했다.

ESG 뉴스는 STT의 수탁고 축소와 관련, 최근 STT가 ESG 및 지속가능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실제로 STT의 지난해 환경 및 사회적 주주 제안에 대한 지지가 감소했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STT 산하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SGA)는 올해 상반기에 환경 관련 주주 제안의 약 6%, 사회 이슈 관련 주주 제안의 7%만 지지했다. 

SSGA는 지난해 '클라이밋 액션 100+(Climate Action 100+)'의 탈퇴를 발표했다. STT 대변인은 "우리는 TTP와 함께 남은 임무에 대한 작업을 계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국 최대 직장연금, "기후대응 소홀 자산운용사 교체" 경고

한편, TPP를 소유 및 관리하고 있는 영국 최대 직장연금 피플스 파트너십(People's Partnership)은 지난달 1조 5000억 달러(약 2165조 7000억 원)의 자금을 보유한 금융기관, 연기금 등 과 함께 자산 운용사들에게 기후변화 대응 전략에 박차를 가하라고 촉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산운용사를 교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피플스 파트너십을 포함한 26개 금융기관과 연기금 등 자산 소유주들은 자산 관리자(자산 운용사)들에게 투자한 기업의 기후 위험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해줄 것을 요구했다.

피플스 파트너십의 책임투자 담당자 리앤 클레멘츠는 “우리는 장기 투자자”라면서 “궁극적으로 기후 변화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정치적 도전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자산 소유주들이 이 어려운 시기에도 일관성을 유지하고  펀드매니저가 궁극적으로 회원에게 강력한 기후 관리 전략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6개 금융기관과 연기금들은 자산 운용사에 대한 일련의 기대사항을 제시했으며, 이는 자산 운용사를 평가하는 기준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부실하거나 잘못된 스튜어드십 활동"은 자산 운용사 등급 하향 조정, 위임 검토 또는 ‘연금 제도의 목표와 더 잘 부합하는’ 다른 자산 운용사 선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