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해외 화석연료 사업 지원액 세계 2위…재생에너지 3배

지난 10년간 수출입은행 화석연료 금융 38조 8700억 재생에너지 지원 금액의 3배 상회...전세계 2위 수준 "글로벌 녹색산업 투자액 화석연료 꾸준히 능가...한국은 뒤처져"

2025-03-19     김연지 기자
19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한국 경제 재도약을 위한 탈탄소 녹색 수출 산업 역할과 지원방안’ 토론회의 모습. 사진=기후솔루션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한국 공적금융의 해외 신규 화석연료 사업 지원 금액이 전 세계 2위에 달할 정도로 많고, 최근 들어 더욱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9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한국 경제 재도약을 위한 탈탄소 녹색 수출 산업 역할과 지원방안’ 토론회에서 기후솔루션 오동재 팀장이 이같이 밝혔다. 오 팀장은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서울 강서구을)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인용해 한국 수출입은행의 해외 화석연료 금융지원 신규 약정액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오 팀장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 수출입은행의 해외 화석연료 금융 지원액은 38조 8700억 원으로 재생에너지 금융 지원액 11조 1620억 원의 3배를 상회했다. 이에 오 팀장은 “한국은 공적금융의 해외 신규 화석연료 사업 지원 금액이 전 세계 2위에 달할 정도로 많고, 최근 들어 더욱 늘어나는 경향”이라면서 “이는 한국이 ‘기후 악당’ 이란 비판을 받는 것을 넘어 한국의 탈탄소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EU, 영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공적 금융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녹색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한국이 국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화석연료 산업에 치중된 금융 지원을 재생에너지, 배터리, 전기차 등 녹색산업으로 조속히 전환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 수출산업이 기후 정책 강화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공적 금융이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수출입은행 해외 화석연료 금융지원 신규 약정액 추이. 사진=기후솔루션

이날 토론회에서는 블룸버그NEF의 서연정 애널리스트도 참석해 ‘전세계 에너지 전환과 녹색 산업 성장 전망’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발제에서 서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서 에너지 전환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각국이 재생에너지, 배터리, 전기차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투자액을 꾸준히 능가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녹색산업이 차세대 경제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기후변화 대응에 다소간 진전이 있었고,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오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보급률과 녹색 기술 혁신에서 주요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패널들이 녹색산업 수출 확대와 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탈탄소 산업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녹색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적 금융의 역할이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