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못지않게 물 문제 중요..."기업 대응 소극적"

기업 수질오염 문제 대응 못하면 평판 위험 노출 가능성

2025-04-07     이신형 기자
경상남도 창녕 우포 늪. 경남 창녕군 전역이 2024년 7월 '유네스코(UNESCO)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환경부=연합뉴스.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수질 오염이 기후변화 등에 못지 않게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전문가와 대중은 기업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중은 세계적으로 가장 시급하게 대응해야 할 환경 문제가 수질오염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글로벌 콤팩트는 지난 2019년 2억5000만명은 안전하게 관리되는 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는 지역에서 거주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세계자연기금(WWF)과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글로브스캔(GlobeSacn)은 세계 물의 날을 앞둔 지난달 20일 수질 오염 문제에 대한 공동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 세계 31개국의 3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가 수질 오염을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로 꼽았다.

응답자의 60% 이상은 기업이 수질 보호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수자원 보호에 정부의 기업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이들이 대응이 충분치 못하다고 평가했다.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20개국에서 응답자의 60%가 수질 오염과 물 부족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무려 89%의 응답자가 수질 오염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래픽] 대중을 대상으로 한 물 문제 설문조사 결과

자료=WWF

전문가도 동의

300명 이상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80%의 응답자들이 물 문제가 지구 온난화나 생물다양성 보호만큼 긴급한 대응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84%는 물 생태계가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의 필수적인 요소라는데 공감했다. 자연기반해법은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관리를 통해 기후변화를 포함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뜻한다.

응답자의 70%는 기업의 물 관리 프로그램과 수자원 스튜어드십이 다른 지속가능성 목표와 통합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수자원 스튜어드십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고 사회적으로 공평하며 경제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수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또한 응답자의 68%는 공급망의 업스트림에 미치는 영향을 해소하는데 기업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래픽] 전문가 대상 물 문제 설문조사 결과

글로브스캔의 제이슨 월터스 이사는 물 문제는 전지구적인 문제를 나열할 때 중요성에서 상위를 차지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오염과 가뭄, 홍수, 담수 생물 다양성 손실이 인간이 생활과 사회, 경제에 미치는 위협이 확대되고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행동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가와 일반인 물 위기가 지역 사회와 기업, 글로벌 가치 사슬에 미치는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거의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 관리 우선 순위 조정 필요

전문가를 포함한 응답자들은 특히 기업의 물 관리 순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 보통 효율적인 물 사용에 우선순위를 두고 그 다음에 위생, 생태계, 수질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데 응답자들의 수질 오염 방지(37%)에 우선 순위를 뒀고 다음은 강과 호수 등 담수 생태계 보호(30%), 위생(20%), 물 절약(12%)을 중시했다.

WWF의 글로벌 물 스튜어드십 담당자 알렉시스 모건은 “기업들의 물 관련 리스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나, 이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사가 직접 운영하는 사업장으로 물 관리를 제한하면 물리적 위험에 대한 회복력을 갖지 못할 뿐 아니라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에 따른 평판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