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3세 경영권 승계 본격 시동...ESG평가 개선 기대감
한화에너지, 에이치솔루션 흡수합병으로 김승연회장 세 아들 소유권 강화. 한화그룹의 저조한 ESG경영 평가 개선 계기될지 주목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너지(비상장)가 모회사 에이치솔루션(비상장)을 오는 10월1일 자로 흡수합병하는 게 신호탄이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한화회장의 세 아들이 소유하는 페이퍼컴퍼니 수준의 투자회사로, 양사의 합병으로 이제 세 아들이 한화에너지를 직접 소유하게 된다.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작업 시동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2세 세 아들이 각각 50%(김동관, 38), 25%(김동원, 36), 25%(김동선, 32)를 보유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이 100% 자회사 한화에너지에 흡수합병 당하는 묘한 거래가 이뤄진다.
모회사가 흡수되니, 역합병이라고 표현된다. 세 아들이 100% 소유한 비상장 회사이니 이미 오래전부터 이 회사들을 이용하여, 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 어떠한 방법으로 경영권 승계작업이 이루어질 지 아직은 불확실하나, 경영권 승계작업이 이번 양사 합병계획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에이치솔루션’이란 회사는?
피흡수되는 에이치솔루션은2017년 한화S&C가 물적분할하면서, 사업회사 한화S&C를 소유하는 투자회사로 설립되었다. 소유한 사업회사 한화S&C는 2018년 한화시스템에 합병됨에 따라,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지분 12.8%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2019년 한화시스템이 IPO하면서 에이치솔루션의 자산가치는 크게 확대되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또한 그룹의 지배회사 ㈜한화의 주식을 매수하여 올 6월말 현재 5.1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2020년말 기준 자산총계 6614억, 자본총계 5471억이었고, 20년 매출액은 없으며 당기순이익이 54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에너지’라는 회사는?
한화에너지는 발전소 운영회사로서,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위해 2007년 설립되었다. 2016년 한화큐셀의 태양광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태양광 IPP사업 및 운영유지(O&M)가 신사업으로 추가되었다.
안정적인 열병합발전소 수익을 통해 태양광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갖고 있고, 해외 사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또한 ESS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비상장)의 지분을 39.1% 소유하는 대주주로서, 한화종합화학의 IPO를 추진하고 있다.
2020년말 기준 자산총계 4.8조, 자본총계 1.6조, 20년 매출액 1.2조, 당기순이익 3456억원을 기록했다.
양사 합병은 경영권 승계의 목적
한화에너지가 공시를 통해 밝힌 합병의 목적은,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효율성의 제고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영권 승계가 진정한 목적이라고 진단한다. 먼저, 직원이 10명도 안되는 ‘페이퍼컴퍼니'수준의 ‘옥상옥‘ 조직을 걷어낼 필요성이 제기됐다.
다음으로 3형제의 기업을 성장시켜야 하고, ㈜한화와의 합병도 고려해야 하는 데, 투자회사 에이치솔루션의 성장성 한계를 인식하여 한화에너지라는 회사로 갈아탔다고 판단된다. 이번 합병작업은“에이치솔루션이 쥐었던 경영권 승계의 열쇠를 한화에너지로 넘기는 작업“으로 분석된다.
한화에너지는 태양광,수소,ESS 등 미래에너지 개발을 통해 고성장을 꾀하고, 한화종합화학의 IPO를 통해 자산가치도 제고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영권 승계 방안 :
1) 인적분할 후 투자회사 합병 방안
경영권 승계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이지만, 한화그룹에서는 그동안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문제가 됐던 삼성그룹의 전례를 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에서 지주사 전환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주사 체제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재벌의 지배구조가 문제점으로 제기되면서 정부차원에서 도입을 장려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대기업 집단이 지주사로 전환했다.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는 ㈜한화와 한화에너지를 각각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한 후, 투자회사 2개를 합병해서 지주회사로 만드는 방안이다. 오너일가가 보유한 사업회사 지분은 향후 주식교환 방법을 통해 지주회사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2)한화에너지의 IPO 및 규모 확대
이 방안은 위의 1)번 방안과 배치되는 방안은 아니다. 오히려 1)번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사전작업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룹이 계획하는 대로, 한화에너지의 미래사업이 고성장에 성공한다면, IPO를 통해 3형제의 지분을 높은 가격으로 구주매출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확보된 개인 대주주의 자금을 ㈜한화의 주식 매입에 사용하는 방안이다.
만일 1)번의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를 위해 2)번 방안을 선행시킬 경우,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다. 김승연 회장이 52년생이고, 장남 김동관사장이 아직 38세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SG 측면 평가, 아직은 중립적
현재까지 발표된 계획은 비상장 2사의 합병 뿐이다. 이들 회사가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의 중심 고리가 될 것이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또한 경영권 승계작업은 시간을 두고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한화그룹의 이번 합병 작업이 지배구조 평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다. 다만 앞으로 취할 후속작업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한화그룹에 대한 ESG평가는 낮다. B~B+ 수준으로 시장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김승연 회장 체제는 ESG경영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권 승계의 과정에서 나타날 지배구조 개편이 ESG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게될지 주목된다.
[ESG경제=손종원 평가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