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명에 ESG 포함하면 자금 유입 확률 높아져
ESG 관련 용어 펀드, '15년 이전 3% 미만→ '24년 중반 약 9%로 펀드명에 ESG 용어 포함 후 1년 동안 자금 유입 10~15% 증가 환경 관련 용어 사용한 펀드가 자금 유입 효과 가장 커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유럽연합(EU)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용어를 펀드 이름에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이런 펀드명이 자금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이 지난 10일 발표한 ‘펀드명: ESG 관련 변화와 투자 흐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2009년부터 2024년 중반까지 EU 역내 펀드들의 ESG 관련 명칭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ESG 관련 용어를 사용하는 펀드 비중이 2015년 이전 3% 미만에서 2024년 중반 약 9%로 증가했다.
특히 유럽연합 공모펀드 기준(UCITS)을 충족하는 펀드 중 ESG 관련 명칭을 사용하는 펀드 비중은 2024년 중반 15%에 달했다. UCITs 기준을 충족한 펀드는 EU 국가들 사이에서는 추가 등록 없이 판매 가능하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 1834개의 EU 펀드(전체 EU펀드의 2.5%)가 기존 펀드명에 ESG를 추가하기 위해 이름을 변경했다.
펀드 이름에 사용되는 ESG 관련 용어는 2015년 이전 초기에는 ‘지구(earth)’, ‘연대(solidarity)’, ‘다양성(diversity)’, ‘생태(ecology)’ 등 다양한 단어가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ESG’라는 용어가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명에 ESG 추가하면, 자금 유입 최대 15% 늘어
ESMA의 분석 결과, 펀드 이름에 ESG 관련 용어가 포함될 경우 펀드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펀드 이름에 ESG 관련 용어를 포함한 직후 분기에 자금 유입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인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ESG 용어를 포함한 펀드명 변경 후 1년 동안 자금 유입이 변경 이전 대비 10~15%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분석 결과는 펀드 이름에 ESG 관련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ESG 특성을 가진 펀드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차별점이 되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펀드 이름에 사용된 ESG 관련 용어를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환경(environmental)’, ‘기후(climate)’, ‘친환경(green)’ 등 환경 관련 용어를 사용한 펀드에서 자금 유입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자들이 펀드의 ESG 요소 중에서도 특히 환경적 측면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펀드 이름에 ESG 관련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펀드 자금 유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실제 투자 행태가 ESG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ESG 워싱'으로 이어져 투자자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펀드 이름에 ESG 관련 용어를 사용할 경우, 투자 포트폴리오가 투자자의 ESG 선호도에 부합하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SMA는 실제로 지난해 8월 ‘ESG’ 또는 ‘지속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펀드 명칭 사용에 대한 최종 가이드라인(이하 ESMA 펀드명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펀드 명칭의 ESG워싱을 막기 위한 일련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ESMA 펀드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ESG 또는 지속가능성 관련 용어가 펀드 명칭에 포함된 경우 해당 펀드는 원칙적으로 탄소집약적 사업을 하는 등 기후나 환경에 유해한 활동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가 금지된다. 지속가능성 관련 용어가 펀드 명칭에 포함된 경우에는 펀드재산의 최소 80% 이상을 지속가능한 투자에 할당해야 한다.
ESMA 펀드명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설립된 신규 펀드에 즉시 적용됐으며, 기존 펀드는 올해 5월 21일까지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