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로도 눈을 돌려보자
중국 정부 내수 소비 활성화와 증권시장 부양 의지 보여. 미국 증시 조정 들어가면 중국 증시로 자금이동 가능성
[김영익 ESG경제연구소장] 넘치는 유동성에 힘입어 세계 주요국 증시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종식 이후 글로벌 산업구조의 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가세하고 있다. 차세대 모빌리티, 친환경, 디지털 등의 테마주가 경제 정상화를 전제로 약진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우리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관심권 밖에 있는 게 중국 증시다. 특히 알리바바 마윈이 정부의 압력으로 퇴진하는 사태 등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돌파한 중국 경제의 저력을 감안하며 중국 증시에 다시 눈을 돌려야 할 때가 온 것같다.
물론 정치 권력의 과도한 시장 개입 등 불만스러운 부분이 남아있지만, 미국과 한국 등의 주가가 급등한 점을 감안할 때 주식값이 상대적으로 싸보이는 상황을 맞았다. 게다가 중국은 기업 구조조정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으며, 206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하는 등 친환경 산업 육성 의지도 강하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불균형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중국의 증권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우리에게 금융으로 국부를 늘릴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크다.
미국 경제의 불안 요인, 달러 약세와 과잉 신용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미중 경제는 상호보완적 관계를 가지면서 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중국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상품을 싸게 생산해서 미국으로 수출했다. 2001~19년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5조 1447억 달러였던 것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중국은 무역을 통해 미국에서 벌어들인 돈 일부로 미 국채를 사주었다. 2001년 말 786억 달러에 지나지 않았던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이 2013년 말에는 1조 2700억 달러까지 급증했다.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량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에는 26%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2020년 9월에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과 비중이 각각 1조 617억 달러, 15.0%로 낮아졌다.
저렴한 대중국 수입으로 미국 물가가 안정되고, 이와 더불어 중국의 미 국채 매입으로 미국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의 대외 불균형이 크게 확대되었다. 2006년 3분기 한때는 국내총생산(GDP)대비 경상수지 적자가 6.3%에 이르렀고, 그 뒤로도 3%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이 적자를 금융계정으로 메꾸었다. 외국인이 미국 기업과 주식 및 채권을 사주었던 것이다. 그 결과는 대외 부채 확대로 나타났다. 2001년 9조 4651억 달러였던 대외부채가 지난해에는 41조를 넘었다. 순부채도 같은 기간 2조 2945억 달러(GDP대비 22%)에서 13조 달러(67%)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 달러가치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앞으로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출 수도 있다. 머지않아 미국 경제를 뒷받침해온 신용성장모델이 한계를 맞아 뒤뚱거릴 가능성이 있다.
중국, 내수 소비 활성화와 증권시장 육성
중국도 과잉 부채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중국 기업은 미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투자를 크게 늘렸다. 이 때문에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졌으나 중국 경제는 9%가 넘는 성장을 했다. 그러나 과잉 투자로 기업 부채가 크게 늘었다.
2007년 GDP대비 94%였던 기업 부채가 지난해 160%를 훌쩍 넘겼다. 중국은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제가 크게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소비를 활성화는 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증권시장을 통해 기업의 채무조정을 돕고 있다.
중국 기업이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대부분 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그래서 기업 부실이 곧바로 은행 부실로 이어졌다. 그러나 2008년 이후로는 주식이나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한 증권시장을 적극적으로 외국인에 개방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서 증권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증권시장이 과연 민간과 외국 자본을 흡수해 기업의 과잉부채 문제를 해소해 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정부의 의지가 여전히 시장을 관통하는 중국 경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본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해 1만 달러를 돌파한 것은 주목할 변수다. 기업 구조조정과 투자 위축으로 경제성장률은 낮아지겠지만, 소비가 확대되면서 앞으로 5년 정도는 4~5%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물보다는 금융 부문이 더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기대하면서 미국계 많은 금융회사들이 중국에 진출하고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도 중국에서 금융으로 국부를 늘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