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청소년 비만, 약보다 중요한 건 습관

“소아 비만, 성인 고도비만 이어질 가능성 높아...주의 필요"

2025-06-11     홍수인 기자

요즘 아이들은 예전보다 영양 상태가 확실히 좋아졌다. 다만 과체중인 아이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고, 키도 전반적으로 더 커 보인다. 문제는 소아 비만이 대부분 청소년기, 나아가 성인기까지 이어지고, 오히려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고혈압, 지방간, 통풍 같은 성인병 증상이 청소년기부터 나타나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

성장기 아이들은 단순한 체중 감량보다 건강한 성장이 더 중요한 시기이다. 최근 성장호르몬 치료와 성조숙증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부모들의 체중과 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이때 무리한 다이어트는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비만이 심하거나 건강상 치료가 필요한 경우 전문의 판단에 따라 약물이나 주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삭센다’와 같은 주사제는 일정 연령 이상의 청소년에게 적절히 활용되며,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적용할 때 효과가 크다. 이러한 치료는 보조 수단으로 필요 시 활용 가능하다.

그럼에도 청소년 비만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생활습관 변화에 있다. 특히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먹지 마”라는 직접 금지는 반발을 일으킬 수 있어, 과자나 탄산음료를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보관해 자연스럽게 섭취를 줄이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작은 그릇 사용도 좋은 방법이다. 대부분 사람은 그릇에 담긴 양만큼 먹으려 하므로, 작은 그릇을 쓰면 섭취량이 줄어든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번갈아 사용해 식사 시간을 늘리면 포만감을 빨리 느껴 과식을 예방할 수 있다.

식사는 정해진 장소에서 하도록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집안 여기저기서 먹는 습관은 식사량 조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강요보다 자연스러운 유도가 효과적이다.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체중 관리에 도움된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 버스 정류장 한두 정거장 걸어서 이동하기 등이 간단한 방법이다. 집안일이나 운동 후 소량의 간식을 주는 것도 동기 부여가 되지만, 지나치게 노골적이면 반감이 생길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음식의 질도 중요하다. 칼로리뿐 아니라 혈당지수(GI)를 고려하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흰빵보다 통밀빵, 많이 가공된 음식보다 덜 가공된 음식이 혈당지수가 낮아 체중 관리에 유리하다. 반면 누룽지처럼 오래 가열된 음식은 혈당지수가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박애병원 소아청소년과 최한수 과장은 “인류는 오랜 세월 에너지를 저장하는 본능을 지녔으나, 현대에는 넘치는 음식 속에서 이를 조절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체중 조절은 단순한 절제나 약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조금씩 바꾸며 꾸준히 실천하는 결과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소아 비만은 성장기 동안 비만 세포 수가 증가해 성인 고도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성인 비만보다 더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 개입과 관리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꾸준한 생활습관 개선으로 아이가 스스로 건강한 삶의 방식을 익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박애병원 소아청소년과 최한수 과장

박애병원 소아청소년과 최한수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