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리 “국가 전력망 강화에 14조원 투자”
전력공사 테나가 나오시날, 430억 링깃 투자 예정 동남아 최대 데이터센터 허브...전력수요 급증 대응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16일 말레이시아의 국영 전력기업 테나가 나오시날(Tenaga Nasional)이 국가 전력망 강화를 위해 430억 링깃(약 13조원 8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와르 총리는 이날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에너지 아시아 컨퍼런스 환영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같은 조치가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대한 국가의 야망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페트로나스의 무함마드 타우픽 텡쿠 아지즈 CEO도 회사가 AI 및 데이터 센터에 대한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특히 싱가포르와 국경을 접한 남부 조호르주는 최근 동남아 최대의 데이터센터 허브로 떠올랐다. 앞서 2019∼2022년 싱가포르가 전력·토지 부족 우려 때문에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승인을 유보하자 싱가포르와 국경을 접하고 땅값이 저렴한 부지가 풍부한 조호르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지난해 말레이시아 내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시설 개발에 20억 달러(약 2조 7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향후 4년간 22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며, 엔비디아 및 아마존웹서비스(AWS) 등도 말레이시아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말레이시아투자개발청(MIDA)은 이같은 전력 수요로 인해 2035년까지 국가 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5GW(기가와트) 이상으로 급증할 수 있으며, 이는 현재 국가 전력 용량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이에 발맞춰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정부는 막대한 전력과 냉각수를 소비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전력·물 부족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효율적 전력 및 물 사용 대책을 갖춘 투자 제안만 받아들이는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