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EC, ESG펀드의 포트폴리오 배출량 공시 규정안 철회

규정안, ESG펀드 투자설명서에 ESG 전략과 포트폴리오 배출량 공시 의무화 SEC, 공화당 압박에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추진된 ESG 규정 14개 중 일부 철회

2025-06-17     김연지 기자
미국 뉴욕시에 있는 SEC 본관 건물. 로이터=연합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ESG 펀드의 포트폴리오 배출량 공시를 포함한 공시 강화 규정안을 철회했다. 

ESG 다이브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SEC는 공화당의 압박으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추진되던 ESG 관련 14개 규정 중 일부를 철회했다. 

SEC가 철회한 ESG 펀드 공시 강화 규정안은 ESG 펀드 투자설명서와 연차보고서에 자사의 ESG 전략을 명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규정안은 또한 투자자가 각기 다른 ESG 펀드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편리한 정보 공개 방식을 시행하고 펀드 포트폴리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SEC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ESG 펀드 공시 강화 규정안을 지난 2022년 5월 최초로 제안한 바 있다. 당초에는 해당 규정안을 2024년 4월에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했지만 2024년 10월로 한차례 연기됐다. 그러나 최종 확정 여부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로 미뤄졌고, 결국 트럼프 행정부로 교체된 이후 지난 12일에야 해당 규정안은 최종 철회 결정이 났다.  

이번 최종 철회 결정 이전까지 민주당 의원들은 SEC에 투자회사법(Investment Company Act)의 명명 규칙(Names Rule) 개정안에 대한 그린워싱 방지책으로 ESG 펀드 공시 강화 규정안을 확정할 것을 촉구했다. 

명명 규칙 개정안은 ‘지속가능성’과 같이 특정 이름을 가진 펀드가 펀드 자산의 80%를 해당 테마 목표에 투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명명 규칙 개정안은 우예다 위원장 대행 체제에서 시행을 6개월 연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순자산 10억 달러 이상 기업과 10억 달러 미만 기업은 각각 2026년 6월과 2026년 12월부터 명명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SEC에 이같은 명명 규칙 개정안과 ESG 펀드 공시 강화 규정안을 모두 폐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SEC는 요청을 받아들여 12일 사이버보안 위험 관리 규칙과 함께 ESG 펀드 공시 강화 규정안을 최종 철회했다. 명명 규칙 개정안의 철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공화당 의원들이 폐지를 요구한 바이든 정부 당시 규제 목록에는 퇴직연금 운용사가 ESG 요소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한 노동부 규정도 포함돼 있다. ESG 다이브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최근 이 규정을 폐지하고 재편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