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서 신차 만들때 재활용 플라스틱 15% 써야...'35년 25%까지 확대

EU이사회 차량 순환성 강화 규제 승인...유럽의회 거쳐 확정계획 규정 발효후 6년내 15%→8년내 20%→10년내 25%로 높아져 차량 부품 분리 가능하도록 설계 및 각 부품 라벨 부착 의무화 볼보 2030년까지 재활용 소재 사용률 35%, 르노 33% 목표 제시

2025-06-18     김현경 기자
차량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신차 제조시 재활용 플라스틱 의무 사용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폐차 후 소재가 재활용되도록 제조업체가 차량 설계 단계에서부터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규정을 승인했다. 

EU이사회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이 담긴 ELV 규정(end-of-life vehicles regulation)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규정안은 추후 공동 입법 기관인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안 협상 후 발효될 예정이다. 

유럽의 자동차 산업은 EU 산업 전반 철강 수요의 19%를 차지하고 플라스틱 전체 소비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유랙티브에 따르면 유럽에서 매년 600만대의 차량이 폐차되고 있는 가운데 폐소재의 재활용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10년 내 재활용 플라스틱 25% 사용 의무화 

EU 이사회는 이번 규정안을 통해 차량 제조 시 재활용 플라스틱의 의무 사용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해당 비율은 규정 발효 후 6년 내 15%에서 8년 내 20%, 10년 내 25%까지 순차적으로 상향된다.

만약 재활용 플라스틱의 공급이 부족하거나 가격이 급등할 경우, EU집행위원회는 일시적으로 의무 적용을 유예할 수 있다. 아울러 향후 재활용 철강과 알루미늄, 주요 핵심 광물에 대해서도 의무 함량 비율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될 예정이다. 

규정 적용 대상은 승용차와 밴, 대형 트럭, 오토바이 등이며 소방차와 구급차 등 일부 특수 목적 차량도 포함된다. 이들 차량 제조업체는 폐차 후 소재 수거 및 재활용을 위해 차량의 부품이 분리 가능하도록 설계해야 하며, 부품의 순환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품에 라벨을 부착해야 한다.

EU이사회는 이번 조치가 생산자가 소비 후 폐기물 관리 등 제품의 전체 수명 주기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생산자책임제도(EPR)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EU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는 EU 및 비EU 차량 제조업체 모두 폐차량의 수거 및 재활용 처리 비용을 떠안게 된다. 

EU이사회의 기후환경부 장관 파울리나 헤닝-클로스카는 “폐차 규정은 유럽에 있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이 규정은 폐기물을 줄이고, 해외로부터 핵심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며, 우리의 자동차 산업을 순환경제의 중심으로 이끈다”고 말했다. 

재활용 플라스틱 목표, 집행위 초안보다 완화

EU집행위원회는 지난 2023년 제시한 규정안 초안에서 규정 발효 후 6년 이내 최소 25%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협상을 거쳐 이번에 승인된 이사회 규정안에서는 이보다 완화된 목표가 채택됐다.

이를 두고 재활용 산업계와 환경단체는 더욱 야심찬 목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유럽​​재활용산업협회(EuRIC)의 마리아 베라 듀란 수석 관리자는 집행위가 제시한 당초 목표에 대해 "이 목표는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광범위한 연구에 기반한 것"이며 "자동차 플라스틱 소재의 순환성을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유랙티브에 말했다. 

EU순회의장국인 폴란드의 크시스토프 볼레스타 환경부 장관은 “목표치는 처음에는 15%에서 시작해 초기 몇 년간 자재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후 20%와 25%로 단계적으로 상향해야 한다. 이는 당초 제안된 내용과 같다”고 설명했다. 

EU집행위 산하 공동연구센터(JRC)의 지난 2023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신차 제조시 부품의 5~20%를 재활용된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이미 자체적인 재활용 목표를 설정한 업체도 다수로, 볼보는 신차 제조시 2030년까지 재활용 소재 사용률 35%, 르노는 2030년 33%를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이사회의 규정안을 환영하며, 업계 경쟁력 유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CEA는 “새로운 폐차 재활용 규정은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고 일관된 제도적 틀을 갖춰야 한다. 폐차 재활용 전환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