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회원국 이라크, 산유국에 "재생 에너지에 집중" 촉구…왜?
화석 연료 의존도 낮추고, 재생가능 에너지 전환에 초점 맞춰야 전 세계가 기후 변화 대응 위해 석유 수입 점차 줄일 것 예상 국제에너지기구(IEA),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석유 탐사 전부 중단 권유
[ESG경제=김민정 기자] 세계 석유수요가 코로나19 이후 전례 없는 감소를 기록했다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 산유국 조직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는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가능 에너지 전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라크 부총리인 알리 알라위(Ali Allawi)는 주요 OPEC 회의를 앞둔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에 “석유 생산국들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친환경적인 기술에 초점을 맞춰 태양광 발전과 원자로 등을 이용한 경제 재생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실었다.
기고문은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비롤 사무총장과 공동으로 작성한 것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이 유가 감산에 따른 문제 논의를 위해 가상 회의 'OPEC 플러스'(OPEC+)를 진행하기 전에 발표됐다. OPEC는 이전 회의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함에 따라 생산량을 늘리는데 상호 동의한 바 있다.
이들은 기고문을 통해 “전 세계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 수입을 점차 줄여가게 되면, 생산국들은 생계 수단이 손실되고 빈곤율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유행으로 인한 현재의 유가 변동성은 생산국들에게 있어 문제의 시작점일 뿐, 기후위기는 석유와 석탄 등의 에너지 소비를 점차 사라지게 만들 것이다. 온실가스로 인해 상승된 지구 온도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이미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50년 순 제로(net zero) 달성’을 위해 최근 구축한 글로벌 로드맵에 따르면 세계 석유 수요는 하루 9천만 배럴 이상에서 2050년까지 2천5백만 배럴 미만으로 급감하게 된다. 이는 석유 생산 국가들의 수익이 85% 정도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IEA는 지난 5월 모든 OPEC 회원국이 서명한 파리협정에 명시된 대로, 전 세계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올라가지 않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석유탐사는 전부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알라위와 비롤은 “변덕스러운 유가 문제는 석유 생산국들의 경제적인 어려움과 실업 위험에 대한 불안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대안은 재생 가능 에너지, 특히 태양광 발전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OPEC 회의가 진행된 지난 1일 경제 전문 분석가들은 OPEC이 점진적으로 석유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발표 이후 유가는 소폭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