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27년부터 전기료 최대 25% 인하…10개년 산업계획 발표 예정
재생에너지 의무화 부담금 면제·전력망 연결 수수료 대폭 할인 '27년부터 7000개 이상 기업들 메가와트시당 최대 40파운드 절감 8개 주요 산업부문 10개년 계획도 발표 예정...막대한 투자계획 포함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영국 정부가 2027년부터 제조업체의 전기요금을 최대 25%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같은 에너지 비용 절감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로이터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2025-2035년에 시행될 새로운 산업 전략에 따라 2027년부터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체의 요금을 최대 25%까지 인하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7000개 이상의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에너지 요금 인하는 영국 경제의 저성장 국면을 탈피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영국 의회와 산업계는 정부에 지속적으로 엄청난 에너지 비용이 영국 정부의 경제 성장을 방해한다고 지적해왔다. 영국의 제조업체들이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전기 요금을 지불해왔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체에 대해 재생에너지 의무화 부담금을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들 기업이 전력망에 연결하는 데 지불하는 수수료 할인율을 현재 60%에서 2026년에는 90%로 늘릴 예정이다.
이같은 조치를 통해 7000개 이상의 기업이 메가와트시당 최대 40파운드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나단 레이놀즈 상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에너지 비용 문제와 기술 향상은 기업이 우리에게 가장 크게 요청한 사항이자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였다면서 “정부는 이에 귀를 기울였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에너지 대책에 필요한 재원을 가계 요금이나 세금 인상 없이 에너지 시스템 개혁을 통해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제조업협회 메이크 UK의 최고 경영자인 스티븐 핍슨은 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거대하고 절실히 필요한 진전"이라면서 "실행과정에서 해야 할 일이 분명히 많지만, 이는 영국이 다시 경제 활동을 시작했다는 메시지를 영국과 전 세계에 전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산업연맹(CBI) 역시 이번 에너지 대책이 "경쟁력 있는 에너지 가격, 신속한 계획 결정, 그리고 혁신 지원은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8년만에 10개년 산업전략 발표…8개 산업부문 지원계획 포함
영국 정부는 이같은 에너지 전략을 포함해 첨단 제조업, 청정에너지, 국방, 디지털, 금융서비스, 생명과학 및 전문서비스 등 8개 산업 부문별 계획이 포함된 10개년(2025-2035) 산업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이 8년 만에 내놓은 이 산업 전략에는 국영 투자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역량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BBC에 따르면 정부가 산업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2029-30년까지 연구 개발 투자 규모를 연간 226억 파운드(41조 9404억 원)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인공지능(AI) 부문에는 최소 20억 파운드(3조 7115억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또한 향후 10년 동안 100만 개 이상의 새로운 고임금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2028-29년까지는 연간 12억 파운드(약 2조 2100억 원)를 추가 지출해 직업교육 및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 감소에 투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