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후목표 신뢰성에 의문...데이터센터 배출량 급증”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함께 탈탄소 전환 목표 설정 필요” “전력 관련 배출량 회계와 목표 설정 해야”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데이터센터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세를 보이면서 구글과 애플 등 빅테크의 기후목표와 목표 달성 전략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보급 확산으로 오는 2030년까지 데이터 센터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현재보다 세 배나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테크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과 하드웨어 생산을 위한 업스트림 공급망의 에너지 사용에서 주로 발생한다.
따라서 데이터센터와 공급망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늘리는 게 빅테크의 탈탄소 전환 전략의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비영리기구 뉴클라이밋 인스티튜트(NewClimate Insititute)가 지난달 25일 공개한 ‘2025년 테크 섹터 기업 기후 책임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아마존 5개 빅테크의 기후 전략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전반적인 기후 전략의 무결성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와 추적 ▲온실가스 감축 목표 ▲핵심 전환 목표의 4개 항목을 평가했다.
전반적인 기후전략의 무결성 평가에서 애플과 구글은 5단계 등급 중 중간인 3등급(moderate)을 받았고 MS와 메타, 아마존은 4등급(poor)을 받았다.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와 추적에서는 구글만 중간 등급을 받았고 애플과 MS, 메타는 4등급, 아마존은 최하인 5등급을 받았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서는 애플이 3등급을 받았고 구글과 MS는 4등급, 메타와 아마존은 5등급을 받았다.
핵심 전환전략에서는 애플이 2등급을 받았고 구글과 MS는 3등급, 메타와 아마존은 4등급을 받았다. 핵심 전환전략은 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데이터센터와 공급망의 재생에너지 사용, 하드웨어 재사용 등의 세부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애플은 공급망의 재생에너지 사용에서 2등급을 받았고 재생에너지 사용 데이터센터에서 3등급을 받았다.
[그래픽] 빅테크 기후 전략 평가
테크 기업 기후 목표 의미 상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기록, 공개하는 온실가스 회계 프레임워크(emmission accounting frameworks)가 경쟁하면서 혼란을 야기하고 정보의 투명성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테크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의미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구글과 MS의 실시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노력이나 애플의 공급망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전략은 유망한 조치지만, 이런 노력은 업계 표준과 거리가 먼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기후목표에 대한 부실한 검증이 기업의 기후행동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는 일부 검증 기관들이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따른 불확실성을 반영하지 않고 일부 기업의 기후목표를 기온 상승을 1.5도로 억제한다는 파리협정의 목표에 부합한다는 검증 결과를 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테크 기업의 기후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함께 탈탄소 전환 목표를 설정해야 하고 이해관계자들은 테크 기업의 기후 전략이 목표 지향적이고 투명하게 이행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또한 기후공시 기준 제정 기관들은 테크 기업의 전력 관련 배출량에 대한 측정과 공시, 목표 설정을 위한 견고한 기준을 마련해 기존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