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여름철 장염, 초기 내과 진료 중요한 이유는

‘굶으면 낫는다’ 속설에 현혹돼 무조건 금식하는 건 오히려 독

2025-07-15     홍수인 기자

올해 찾아온 기록적인 폭염과 예측 불가능한 장마철이 만든 고온다습한 환경은 세균들에게는 최적의 번식 조건이다. 이 세균들은 찜통더위 속에서 우리 몸의 면역 방어선이 약해지는 틈을 타 각종 질환을 발생시킨다. 특히 대장균과 살모넬라, 로타바이러스 등이 활개를 치며 장염을 유발하기 쉽다. 여기에 최근 급증하는 사포바이러스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여름철 주요 복병으로 등장해, 어린이들에게 심각한 위장관염을 일으키고 있다.

장염의 감염 경로는 다양하고 교묘하다. 상온에 방치된 계란이나 덜 익힌 육류, 비살균 유제품은 물론 오염된 조리도구를 통한 교차 오염까지 곳곳에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더욱 무서운 것은 극소량의 세균만으로도 감염이 가능하며, 가족 간 2차 감염률 또한 높다는 점이다. 한 사람이 감염되면 순식간에 온 가족으로 번져나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장염이 발생하면 고열과 함께 복통과 구토, 설사가 연쇄적으로 나타난다. 심한 경우 혈변이나 고름이 섞인 변을 보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이 2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내과를 찾아야 한다. 어린이나 노인처럼 면역력이 약한 경우 탈수나 고열로 인한 합병증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더욱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이때 처방 없이 성급하게 시중에 판매하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사제나 항생제를 무작정 복용하면 겉으로는 설사가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몸속 세균과 독소가 배출되지 못해 회복이 지연된다. 전문 의료진의 진단을 통해 원인균을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한 설사나 구토가 지속되어 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내과를 찾아 정맥요법을 통한 수액요법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탈수가 심해지면 혈관이 수축되어 바늘을 꽂기가 어려워지므로 조기 치료가 관건이다. ‘굶으면 낫는다’는 속설에 현혹되어 무조건 금식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적절한 수분 공급과 부드러운 음식 섭취를 통해 손상된 장 점막을 회복시키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한편 장염 예방의 핵심은 철저한 위생 관리다.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으며, 물은 끓여 마시는 기본 수칙을 지켜야 한다. 여름철에는 냉장고 온도를 1℃ 낮춰 관리하고 내부를 자주 청소하는 일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복통이나 발열, 구토 증상이 나타날 때 단순 배탈이라고 가볍게 넘기지 말고 즉시 내과 진료를 받는 것이다. 특히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어린이들은 탈수가 순식간에 진행되어 위험할 수 있다. 검증된 실력과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춘 의료진과 상담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 이천연세든든내과 권용환 원장

이천연세든든내과 권용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