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안뽑는 대기업…경력직 선호가 새 '취업 장벽'으로 등장
CEO스코어 조사...100대 기업 56.7%가 20대 청년 고용 감소 대기업 임직원 20대 비중 내리막...2022년 25%→2024년 21% 상의 조사, 올 상반기 경력직만 채용 기업 82% vs 신입 채용 2.6% 청년 구직자 53.9%가 ‘경력 중심 채용’을 취업 장벽으로 꼽아
[ESG경제신문=주현준 기자] 최근 취업시장에서 경력직 선호 현상이 굳어지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의 20대 청년 고용이 최근 2년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직 선호 추세가 강해지면서 신입 공채를 폐지하는 곳이 속출하고, 사회에 첫발을 떼지 못한 20대 청년들에게 새로운 '취업 장벽'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1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 스코어가 매출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중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67곳을 대상으로 2022~2024년 연령대별 임직원 수 및 비중을 조사한 결과, 20대 임직원 수가 2022년 29만 1235명에서 2024년 24만 3737명으로 4만 7498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대상 기업 중 절반이 넘는 38개(56.7%) 기업에서 청년 고용이 감소했고, 대기업 임직원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4.8%에서 2024년 21%로 내리 감소했다.
삼성·SK는 감소, 현대차·LG는 증가
4대 그룹 대표 기업들의 청년 고용 변화는 상반된 양상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20대 고용 규모는 2022년 8만 3155명(30.8%)에서 2024년 6만 3531명(24.2%)으로 3년간 1만 9624명이 줄었다. 인공지능 반도체 특수로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2022년 1만 1889명(29.6%)에서 2024년 8357명(20.8%)으로 2년 새 3532명 감소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2022년 2만 6249명(20.8%)에서 2024년 2만 7564명(21.8%)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며, LG전자도 2022년 1만 2187명(17%)에서 2024년 1만 3295명(18%)으로 청년 고용을 지속 확대했다.
업체별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20대 고용 감소가 가장 컸다. 2022년 43.8%였던 20대 비중이 2024년 28.4%로 15.4%포인트 축소됐다. 이어 SK온(12.3%포인트 감소), LG이노텍(8.9%포인트 감소), SK하이닉스(8.8%포인트 감소), 삼성SDI(7.9%포인트 감소)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채용 방식 변화, 경력직 선호 현상'이 주요 요인
조원만 CEO스코어 대표는 “신입 공개채용의 전면 폐지·수시채용 확대와 경력직 선호가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경제인협회가 2025년 2월 발표한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61.1%는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년 대비 6.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채용 축소의 주된 배경으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기업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경영 긴축’이 51.5%로 꼽혔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민간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공고 기준 경력직만 채용하는 기업은 82%로 집계됐으며, 신입만을 채용하는 곳은 2.6%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대졸 청년 구직자 53.9%가 ‘경력 중심 채용’을 취업 장벽으로 꼽는 등 ‘경력선호’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025년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경력직 채용 확대의 여파로 비경력자의 상용직 취업 확률(1.4%)이 경력자(2.7%)의 절반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용민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조사팀장은 "기업 입장에서 신속히 성과를 낼 수 있는 실무경험자 선호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청년 고용 여건은 계속 악화”
2025년 3월 기준 청년 실업률은 7.5%로 코로나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기준 청년 고용률 역시 45.6%로 전년 동월 대비 1% 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이 올해 5월 기준 39만 6천여명으로 40만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이 청년들의 자발적 노동시장 이탈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