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유럽 원전 가동중단 증가…냉각수 온도 상승 주요 원인

최근 10년 간 기상 관련 가동 중단 사례, 지난 10년 대비 3배 증가 기후변화로 폭염일수 빠르게 증가... "냉각수 관련 리스크 커져"

2025-08-12     김현경 기자
프랑스 북부 그라블린 원자력 발전소. AFP=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폭염으로 인해 유럽 전역 원자력발전소의 가동 중단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냉각수 온도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의 강도와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뉴스는 지난 9일 에너지경제학(Energy Economics) 학술지에 실린 연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10년간 기상 관련 원전 가동 중단 사례가 과거 1990년부터 2009년까지에 비해 3배 증가했다.

블룸버그NEF의 제스 힉스 기상 분석가는 “2010년 이후 매년 폭염일수가 0.85일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프랑스 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 관련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에너지 저널에 실린 별도 연구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하고 유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운영하는 원자로 두 기의 가동 중단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EDF의 추즈(Chooz) 원전은 2050년까지 가동 시 가동 중단이 2배, 골페쉬(Golfech) 원전은 10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로서는 이를 완화할 뚜렷한 대책이 부족한 상황이다. EDF는 지난 2023년 원전 설비에서 배출되는 냉각 증기를 포집하는 등 원자력 발전소의 물 소비량을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EDF는 지난 10일 자정 직전 프랑스 북부 그라블린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 계통에 해파리 떼가 유입돼 원자로 4기 가동이 중단됐다고 11일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당 원전은 북해와 연결된 운하의 물을 냉각수로 사용한다. 그라블린 발전소 주변 바다는 최근 몇 년간 수온 상승과 외래종 번식으로 해파리 수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