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금융당국 수장 살펴보니...'생산적 금융'·’주주권익 보호’에 무게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정부, ESG 경영 뒷받침" 발언 재조명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 "주주·소비자 권익 보호, 중기 상생지수 도입"

2025-08-14     주현준 기자
금융위원회사진=연합뉴스

[ESG경제신문=주현준 기자] 이재명 정부의 금융 정책을 이끌어갈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결정되면서 향후 이들이 펼쳐갈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을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하고, 이찬진 변호사를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했다.

이억원 후보자는 ‘생산적 금융’을, 이찬진 원장은 ‘주주 및 금융소비자 보호’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둘은 “원팀 정신”으로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향후 금융 정책이 산업 지원과 시장 감독 강화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출생 1967년생 1964년생
학력 서울대 경제학과
미주리대 경제학 박사
서울대 사법학과
경력 기획재정부 제1차관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위원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14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생산적 금융” 강조

이억원 후보자는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지난 30여 년간 경제 관료를 지냈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비서실 정책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을 역임한 이 후보자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무역기구(WTO) 국내규제작업반 의장을 지낸 바 있다.

공직 퇴임 후에는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위원과 서울대 특임교수로 활동했다. 대통령실은 그를 “경제 관료로 쌓은 경륜을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의 금융 철학을 충실히 구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자는 14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사무실 출근길에서 이 원장과 원 팀 정신으로 협업하겠다고 밝힌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핵심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자는 ‘생산적 금융’을 언급하면서 “자금의 물꼬를 혁신적이고, 미래 산업적이며,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부가가치를 갖는 쪽으로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후보자는 지명 전 날 이찬진 원장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원팀 정신으로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후보자는 기재부 1차관으로 재직하던 2021년 5월, ESG 전문가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ESG는 일시적 트렌드로 끝나지 않을 메가트렌드”라며 “정부는 기업들이 실질적 ESG 경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발언한 부분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그는 탄소 중립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녹색분야 정책금융자금을 2030년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미래에너지펀드'나 '기후기술펀드' 조성 등 녹색금융 활성화 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감원장, “주주·소비자 보호 강화”

법률가 출신인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부회장,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등 시민단체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다. 이재명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동기(18기)로 ‘대북송금 의혹’ 사건 등에서 변호인을 맡은 바 있다.

14일 열린 취임식에서 이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대주주와 일반주주 모두의 권익이 공평하게 존중받는 질서”를 만들고,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모험자본 공급 펀드, 중소기업 상생지수 등을 도입해 중소·벤처기업에 금융권의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상생지수는 금융권이 중소기업과 어느 정도 상생·협력하는지를 수치로 계량화하는 지표로, 중소기업계에서 도입을 건의해왔다. 여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도 최근 금융권의 국정과제 참여 유도를 위해 상생지수 도입을 제언했다.

이 원장은 "기업이 성장 자금을 시장에서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금융 역시 혁신 흐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활용 및 디지털 자산 생태계 육성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4년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위원으로 활동한 이 원장은 기관 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강조해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9년 1월, 한진그룹 총수 일가 문제와 관련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기금위에 공식 요청한 바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그가 국민연금 활동을 통해 “상법 개정, 소액주주 보호, 자산운용산업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