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열풍 속 친환경 포장재 도입 기업 급증
국내외 기업들,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 도입 속도 내 친환경 포장재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
[ESG경제=이진원 기자] 전 세계적인 ESG 경영 열풍 속에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재활용 용기 수집과 소독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2년차 신생 회사 루프(Loop)는 22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일본 내 식료품 매장에서 자사가 개발한 재활용 용기 시범 사용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고 말했다.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와 월그린, 영국의 유통업체인 테스코, 호주의 대형 소매기업 울워스 등도 루프와 손잡고 이 회사의 재활용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고,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와 버거킹도 루프와 협업 계약을 맺었다.
루프는 2020년 파리의 12개 매장에 불과했던 자사의 재활용 포장재 사용 매장과 레스토랑 수가 내년 1분기 말까지 191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ABC 뉴스에 따르면 뉴욕의 몇몇 버거킹 매장과 영국의 맥도널드, 토론토의 커피 브랜드인 팀홀튼 등 패스트푸드 매장들도 견고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재활용 커피컵과 샌드위치 홀더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포장재 재활용에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펼쳐져왔다.
가령 조립 블록 업체인 레고는 지난해 레고 세트에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고, 코카콜라, 펩시코, 큐리그 닥터 페퍼는 플라스틱 병의 재활용과 처리를 개선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아마존 역시 고객들에게 택배 상자 수를 줄일 수 있는 ‘묶음 배송’을 권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2015년 이후 100만 톤의 포장재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친환경 포장재 도입 바람...소비자 관심도 확대
국내에서도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포장재 전문 기업 SR테크노팩은 최근 "분리수거가 가능한 식품 라벨지 ‘GB-8’의 올해 8월까지 납품 수량이 전년 동기 대비 5.1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 보면 같은 기간 5.5배 늘어난 것이다. 이 소재는 상용화 된 지 2년 남짓 됐는데 빠르게 식음료 기업에 공급을 늘리고 있다. SR테크노팩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환경 이슈가 대두 되면서 국내외 식음료 기업들이 친환경 포장소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친환경 용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이너보틀 역시 글로벌 화장품 기업과 손잡고 친환경 용기 생산을 늘리고 있고, 한솔제지와 무림P&P 등 제지 대기업에도 친환경 소재 개발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 포장재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점점 늘고 있다.
KB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소비자가 본 ESG와 친환경 소비 행동’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9명 이상이 향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려는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구매 의향이 가장 높은 친환경 제품은 생분해 비닐이나 종이 포장재 등 ‘폐기물이 자연 분해되는 제품’(52.0%)이었다. 소비자들의 54.3%는 10% 이내의 추가 비용을 내고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맷 카살 미국 공익연구그룹(U.S. Public Interest Research Group)의 환경 캠페인 책임자는 “재활용 가능한 포장을 주류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제조, 포장, 운송되는 모든 물건들에 대해 좀 더 깊이 고민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