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올 하반기 채용 줄인다...63% "신규채용 없거나 미정"

한경협 조사...'미정' 38%, '없음' 25%, 작년 하반기보다 5.3%p↑ 채용기업 38% "작년 하반기보다 규모 축소"... 20%p 대폭 상승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기업 수익성 악화 대응 위한 경영긴축'

2025-09-11     김대우 기자
'2025 부산권 대학교와 함께하는 드림온 채용박람회'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 1층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대기업들이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채용을 줄이고 있다. 10곳 가운데 6곳 정도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응답기업 121개 사)을 조사한 결과, 62.8%가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응답했다. 작년 하반기(57.5%)보다 5.3%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미정'은 2.0%포인트 하락한 38.0%, '없음'은 7.3%포인트 상승한 24.8%였다.

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에서 작년보다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은 37.8%, 늘리겠다는 기업은 24.4%였다.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기업은 37.8%였다. 채용 축소 기업은 작년 하반기보다 20.2%포인트 늘었고 확대 기업은 6.8%포인트 늘었다.

매출액 500대 기업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자료=한국경제인협회

한경협은 "올 하반기 채용계획이 없는 기업 비중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고,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 중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 비중도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해 채용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3 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토목(83.3%), 식료품(70.0%), 철강‧금속(69.2%), 석유화학·제품(68.7%) 순으로 채용계획이 미정이거나 없는 비중이 컸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기업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경영 긴축'(56.2%)이 가장 많이 꼽혔다.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등 비용 부담 증대'(12.5%),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부진'(9.4%)이 뒤이었다.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그 이유로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미래 인재 확보'(45.4%),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에 대한 인력 수요 증가'(36.4%), '기존 인력 이탈에 따른 충원'(18.2%) 등을 꼽았다.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 수립한 기업의 채용 규모. 사진=한국경제인협회

신규채용 애로사항으로는 '요구수준에 부합하는 인재 찾기 어려움'(29.4%), '채용 후 조기퇴사자 발생'(24.0%), '채용 과정에서 이탈자 발생'(19.3%), '허수 지원자가 많음'(14.7%) 순으로 나타났다. '신산업·신기술 등 과학기술 분야 인재 부족'은 2.9%였다.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직군으로는 연구·개발직(35.9%), 전문·기술직(22.3%), 생산·현장직(15.9%) 순이었다.

대졸 신규채용 증진을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고용 확대 유도'(38.9%),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2.3%),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 강화'(10.7%), '구직자 역량과 채용자 니즈 간 미스매치 해소'(10.7%) 등이 지목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전통 주력 산업은 활력을 잃고 신산업 분야 기업들도 고용을 확대할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노조법·상법 개정으로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는 각종 규제 완화와 투자 지원 등을 통해 기업들의 고용 여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