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급등에 웃지만...금 채굴업계 ESG 과제는 여전히 산적

재무 성과 개선에도 환경·사회적 책임 압박은 여전 광석 품위 하락과 에너지 집약도 증가,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 난항 英 메탈스 포커스 최신 ‘금 ESG 포커스’ 보고서서 시적

2025-09-16     이진원 기자
2024년 8월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금상점에서 금 장신구가 유리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다. EPA=연합뉴스

[ESG경제신문=이진원 기자] 급등한 금값 덕분에 재무 성과는 개선되고 있지만 채굴업체들은 ESG의 핵심 요소인 환경·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의혹과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채굴업체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성과를 내고 있으나, 여전히 수익성과 지속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한 채 글로벌 기후 책임과 책임 있는 자원 활용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의 귀금속 연구 자문회사인 메탈스 포커스(Metals Focus)는 최신 ‘금 ESG 포커스 2025 보고서’에서 “금 채굴업계는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환경·사회적 책임에 대한 압박을 점점 더 크게 받고 있다”면서 “이제 ESG 성과는 단순한 평판 관리가 아니라 자금 조달, 프로젝트 허가, 사회적 신뢰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금 채굴업체들의 ESG 성과를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GRI) 같은 국제적 기준과 비교·평가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높아진 ESG 압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주요 금 채굴업체들의 온실가스 배출(스코프 1·2)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3만 킬로톤 이하로 감소했다. 환기 시스템 개선, 광산 전기화,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등 에너지 효율화 노력이 주요했다.

그러나 금 1온스를 생산하는 데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3%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광석 속 금 함유량(ore grade)이 낮아져 동일한 금 생산량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암석을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집약도도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금 1온스를 채굴하는 데 사용되는 평균 에너지는 9.3기가줄(GJ)로, 10년 전 대비 약 30%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은 10%에 불과하며, 수자원 재활용률도 72%에서 70%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금 채굴업계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 성과를 유지하지 못하고, 지속가능성 목표에서도 뒷걸음질 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자금 조달, 인허가, 그리고 대중의 신뢰가 ESG 성과와 점점 더 밀접하게 연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단순히 ESG 목표 설정을 넘어 실제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2025년 이후 금 산업의 미래는 얼마나 많은 금을 캐느냐보다 얼마나 책임 있게 채굴하느냐에 의해 규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값 급등에 채굴업체 실적은 개선

한편 금값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면서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 중이다. 올해 금값 상승률은 약 40%에 달하며, 최근 온스당 3,682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로 인해 금 채굴업체들은 강력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세계 최대 금광업체 뉴몬트(Newmont)는 7월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월가 기대치를 웃돌았다. 금값 강세에 비용 관리, 비핵심 자산 매각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러시아 최대 금 생산업체인 폴리우스(Polyus)는 2024년 금 생산량과 핵심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시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금값이 상승한 덕분이다.

<최근 1년간 금값 움직임>

출처: https://goldprice.org/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지난해부터 금값을 꾸준히 올린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값의 올해 상승률만 약 40%에 달한다.

금값은 지난 4월 온스당 3,500달러를 넘어선 뒤 다소 횡보하며 좁은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조만간 가격이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