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들, ESG 역풍에도 "지속가능성은 수익 창출 핵심 동력"
베인앤컴퍼니, 글로벌 CEO 상대 조사 결과 B2B 구매자 절반, 지속가능한 공급업체서 더 많이 구매 조사 CEO 80% “AI가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기회 제공”
[ESG경제신문=이진원 기자] 최근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둘러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 CEO들은 여전히 지속가능성이 주는 가치를 중시하며, 이를 비즈니스 성장의 전략적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가 발표한 ‘2025 지속가능성 비전 CEO 가이드(The Visionary CEO’s Guide to Sustainability 2025)‘에 따르면 CEO들은 수익 창출을 위한 ESG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2018년에는 지속가능성 활동이 비즈니스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 CEO가 3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그 비중이 54%로 크게 상승했다.
행동으로 옮기는 CEO들
또 베인이 자체 개발한 탈탄소화 레버 라이브러리로 분석해 봤더니 전 세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약 25%는 단기적으로 기업이 수익을 내면서 줄일 수 있으며, 중기적으로는 추가로 32%의 배출도 비즈니스에 악영향 없이 감축 가능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CEO들이 지속가능성 전략을 기업 경쟁력과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핵심 요소로 간주하고, 에너지 효율 개선, 순환 설계, 공급망 현지화 등 높은 ROI을 내는 다양한 경로를 확보했기 때문이란 게 베인의 분석이다.
베인이 자동차, 포장, 화학, 기계, 금속, 건설 등 6개 산업 분야의 글로벌 B2B 기업 CEO 75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은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공급업체로부터 더 많이 구매한다”고 밝혔으며, 약 70%는 향후 3년 동안 거래 비중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베인의 글로벌 지속가능성 실무 책임자인 장-샤를 반 덴 브란덴은 2018년, 2022년, 2024년 글로벌 선도 기업 150곳 CEO들이 발표한 3만5000건 이상의 지속가능성 관련 발언을 분석한 결과를 거론하며 “오늘날 CEO들은 지속가능성에 대해 말은 줄였지만, 그만큼 행동으로 메우고 있다”며 이를 ‘말과 행동의 격차(do-say gap)’라고 설명했다.
높아진 AI 의존도
CEO들은 특히 인공지능(AI)을 지속가능성 의제를 가속화할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었다.
미국, 브라질,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인도, 호주,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9개국 CEO 400명 가운데 약 80%는 AI가 기업의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높거나 매우 높은 수준’의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AI 확산은 새로운 리스크도 동반한다.
베인은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해 AI 인프라가 연간 최대 8억1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전 세계 배출량의 2%, 산업 부문 배출량의 17%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 덴 브란덴 책임자는 “B2B 구매자들은 점점 더 지속가능한 공급업체를 찾고 있으며, B2C 소비자들 역시 혁신적이고 합리적인 지속가능한 제품을 선택하며 기업을 보상한다”며 “올해 보고서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속가능성과 비즈니스 야망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