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035 NDC ‘05년 대비 탄소배출량 최대 70% 감축

호주 정부, 2035년 62~70% 감축 목표 제시 산업 탈탄소화·재생에너지 확대에 4.6조원 지원 환경단체 '최소 70%' 촉구... 산업계 반대

2025-09-18     김현경 기자
2020년 6월 호주 캔버라 남쪽에 위치한 윌리엄스데일 태양광 발전소의 태양광 패널 (AP=연합뉴스)

[ESG경제신문=김현경 기자] 호주 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로 2005년 대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62%에서 최대 70%까지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호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실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정부는 이같은 방안을 담은 2035 NDC를 유엔(UN)에 공식 제출할 예정이다.

앨버니지 총리는 “해당 목표 범위는 기존 정책과 기술로 가능한 수준과, 경제 및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을 균형 있게 반영한 것”이라며 “기술 발전 속도와 향후 더 큰 감축 가능성을 고려해 더 높은 야심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 탈탄소화 및 재생에너지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국가재건기금 산하에 50억 호주달러(약 4조 6030억원) 규모의 신규 넷제로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기 위한 20억 달러의 자금 지원과 자국 내 청정연료 생산 장려를 위해 11억 달러도 투자할 계획이다.

파리협정 가입국은 5년마다 차기 NDC를 갱신해야 하는데, 이에 따라 각국은 2035 NDC를 올해 안에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해야 한다.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195개 가입국 중 영국, 일본 등 40여개국만이 2035 NDC를 공식 제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환경단체들은 호주의 2035 NDC가 최소 70%를 넘겨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반면 산업계는 이를 두고 과도한 목표라며, 국가 수출에 타격을 입히고 기업의 해외 이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블룸버그NEF는 호주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2035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71% 감축해야 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30년 NDC 43% 감축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호주는 세계 주요 화석연료 수출국이자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국가다.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기후위험 및 대응연구소의 웨슬리 모건 연구원은 블룸버그뉴스에 “이번 목표 범위는 호주와 태평양 지역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기에는 부족하다”며 “호주는 이 범위의 상한선에 집중해야 하고, 화석연료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계획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는 2030년 NDC로는 2005년 대비 43% 감축하는 방안을 법제화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분기별 업데이트를 통해 지난 3월까지 1년 간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준연도 대비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2030년 목표가 달성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기후정책 분석 기관 클라이밋액션트레커(CAT)는 호주 정부의 2030년 기후 목표가 파리협정에 따른 지구 평균 기온 1.5도 상승 제한을 달성하기엔 “불충분(insufficient)”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2030 NDC의 43% 감축은 인간의 토지 이용 활동에 따라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및 흡수를 뜻하는 ‘토지이용, 토지이용 변화 및 임업(LULUCF)’를 포함하고 있는데, 1.5도 상승 제한 경로와 일치하기 위해선 목표치가 최소 60% 감축이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어 호주의 2035 NDC가 1.5도 경로에 부합하기 위해선 LULUCF를 포함해 최소 76% 감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 15일 호주 정부는 국가 기후 위험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극심한 폭염과 홍수 등 기후변화로 인해 호주가 매년 400억 호주달러의 손실을 입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국가 적응 계획(National Adaptation Plan)을 발표하면서 더욱 극심해지고 빈번해지는 자연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2030년까지 기후 적응에 90억 호주달러(약 8조 3000억 원)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