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ESG 현장 가다]④-1 도쿄 미도리 초등학교...“자연 속에서 배우는 SDGs”

문부과학성 장관상 받은 학교, 지역과 함께 만든 생태 교육 ‘추천의 나무’ 수업부터 기후 공동학습까지… 유네스코 스쿨

2025-10-15     ESG경제
일본 도쿄도 미도리초등학교 이치노제 테루아키(市之瀨 輝明) 교장이 교정안의 비오톱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ESG경제

일본 도쿄도 이타바시(板橋)구에 있는 구립 미도리(綠) 초등학교는 최근 몇 년 사이 SDGs 교육의 우수사례로 평가받으며 연이어 큰 상을 수상했다. 2024년 문부과학성 장관상(커뮤니티 스쿨 및 지역학교 협동 활동), 문부과학성 장관 우수교원 표창, 2023년 도쿄도 교육청 직원 표창 등을 받았다.

지난 8월 방문한 이 학교 이치노제 테루아키(市之瀨 輝明) 교장의 집무실 벽에는 다양한 SDGs 교육 활동 자료와 사진이 가득했고, 한쪽 벽면에는 수상한 표창장이 걸려 있었다. 이치노제 교장은 “우리 학교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커뮤니티 스쿨인데, 지역 주민들과 협력해서 환경보호 활동에 큰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아 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민과 함께 만든 ‘비오톱’, 살아있는 학습장

미도리 초등학교는 지난해 학교 안에 지역 주민과 함께 비오톱을 조성했다. ‘비오톱’은 생물(bios)과 장소(topos)의 합성어로, 식물과 동물이 조화를 이루는 서식 공간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 스쿨 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주민과 함께 설치와 유지 방안 등을 수차례 논의했고,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간판 제작과 설치에도 참여했다.

이 비오톱은 현재 307명의 학생들이 지역주민과 함께 관리하며 환경 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학교는 2022년 유네스코학교네트워크(ASPnet)에 가입한 이후 SDGs를 교육과정에 적극 도입했다.

일본 초등학교들을 대상으로 한 ESG 우수학교 시상식 모습.

자연과 함께 자라는 교육

이치노제 교장은 “우리 학교의 목표는 환경 교육, 국제 이해, 문화 이해”라며 “교육과정 안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어 교사들도 부담 없이 잘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도심과 가까운 신도시의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에 조성된 숲과 자연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졸업생이자 지금은 자녀를 이 학교에 보낸 학부모인 하타 야스시 씨는 “지금은 옛날에 살던 사람들의 자녀가 다시 돌아와 살고 있고, 지역의 나무는 주민들이 직접 가꾼다”며 “학교 뒤에서는 표고버섯도 재배하고 대나무에서 죽순도 채취한다. 아이들 교육에 매우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추천의 나무’ 수업과 국제 교류

2022년부터는 ‘추천의 나무’ 수업도 시작됐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친근한 나무를 정해 생각을 나누고, 지역과 환경에 대한 애착을 키우는 수업이다. 대학생과 주민이 먼저 나와 자신들의 ‘추천의 나무’를 소개하고, 학생들도 각자 발표한 후 나무를 찾아 사진을 찍고 생각을 적는 방식으로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치노제 교장은 “아이들이 10년 뒤 자신이 살 지역이 어떻게 변할지를 상상하게 하고, 자연을 지키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는 유네스코 국내위원회를 통해 해외 학교들과도 활발한 SDGs 교류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서울의 초등학교와 기후변동을 주제로 공동학습을 했고, 이전에는 광주·청주, 태국·말레이시아 학교들과도 온라인 교류를 했다.

미도리 초등학교 학생들이 한국 청주 행정초등학교 학생들과 온라인을 통해 동시 수업을 하는 모습. 사진=홈페이지 캡처

학생들은 영어로 학교를 소개하고, 각국의 축제·관광지 소개 후 저출산, 고령화, 기후변화 등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한국 학교에서 받은 ‘베지 라면’을 함께 조리해서 먹으며 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이해도 넓혔다.

학교는 홈페이지를 통해 “환경을 생각한 식재료로 라면을 만들어 먹으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아이들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

이치노제 교장은 “학생들이 넓은 관점에서 환경 문제나 다문화를 이해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처럼 미도리 초등학교 학생들은 자연 속에서 지역을 사랑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미래 시민으로 자라나고 있었다.

[ESG경제 ESD 특별취재팀=김광기·이신형·김대우·김연지·김현경·주현준 기자, 오대영 가천대 교수]  

#취재 자문 및 설문 인터뷰=오대영 가천대 교수, 이태호 연세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 황성주 중앙대 산학연구교수, 허창협 한국ESG평가원 연구위원, 최문학 노무법인 백경 대표, 이가은 임팩트리 대표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