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부회장, 자본시장 재편 전망...ESG 상품으로 대규모 자본 이동

블랙록, ESG 상품 확대할 것

2021-10-05     이신형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미국 본사. 사진=블랙록 홈페이지

[ESG경제=이신형기자] 필립 힐데브란트 블랙록 부회장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 상품으로 대규모 자본이 이동하는 시장 재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뉴스에 따르면 힐데브란트 부회장은 최근 블룸버그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분명한 흐름이 보인다”며 “계속해서 ESG 상품으로의 대대적인 자본 이동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SG 투자 열기가 이어지면서 시장 규모가 35조 달러 이상으로 성장했으나, 시장에서는 그린워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ESG 투자 자산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힐데브란트 부회장은 ESG 자산의 자격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블랙록은 투자자가 투자하는 상품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투명하게 ESG 상품을 설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직 완벽한 (ESG)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고 (기준 마련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운용 자산 규모가 9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이자 세계 최대의 ESG ETF 상품 판매사다.

힐데브란트 부회장은 가격이 낮고 패시브 전략을 구사하는 ESG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블랙록은 ESG 상품의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SG 상품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ESG 펀드 운용에 대한 논란도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패시브 전략을 구사하는 ESG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세가 이어지자 시장 일각에서는 그린워싱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힐데브란트 부회장은 “자산운용사로서 우리의 역할은 우리가 제공하는 상품의 범위를 확장하고 패시브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가 추종하는 지수 제공자와 함께 계속해서 혁신에 나서는 한편, 투명한 펀드 운용을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워싱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금융당국도 적극적인 감시에 나서고 있다.

유럽에서만 지난해 1년간 2조 달러 규모의 ESG 투자 상품이 감소했다. 올해 3월 도입된 유럽연합의 ESG 정보공개 의무화 조치인 ‘지속가능금융 공시 규제(SFDR)’를 앞두고 자산운용사가 자체적으로 ESG 상품에 대한 점검에 나서 2조 달러 규모의 상품에서 ESG라는 꼬리표를 떼어냈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그린워싱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 8월 도이치은행 산하 자산운용사 DWS 그룹의 전 ESG 투자 책임자 대자래 픽슬러가 DWS의 ESG 투자상품이 과대 포장됐다고 밝히자 SEC와 독일 연방금융감독청(BaFin)은 즉시 DWS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