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한 회장, 콜마홀딩스 이사 복귀 불발...경영권 분쟁 소송서 결판
콜마, 윤상현 부회장 일단 승리...소송전 장기화 전망 윤 회장, 윤 부회장 상대 주식증여반환청구소송 제기 2019년 ‘3자 독립 경영 합의’ 깨지며 분쟁 가열 콜마측 "주주가치 중심 경영 원칙 강화해 나갈 것"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콜마그룹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콜마홀딩스 이사 복귀가 불발됨에 따라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의 승리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지주사 콜마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 회장이 제안한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윤 회장은 사실상 연패를 기록하게 됐고, 장남 윤상현 부회장과 벌이고 있는 경영권 분쟁은 소송전으로까지 이어지며 장기화될 전망이다.
콜마홀딩스는 29일 세종 산학연클러스터지원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과 김치봉·김병묵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3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 결과 부결됐다고 밝혔다.
표 대결 구도는 윤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전개됐다. 윤 부회장 보유지분(31.75%)에 미국계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5.68%)가 합세한 지분율은 37%를 웃돌았다. 반면 윤 회장은 5.59%, 차녀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는 10.62%로 합산해도 16% 남짓에 불과했다.
이날 임시 주총에는 전체 주식 수 3428만여 주 중 약 1999만주(58.3%)가 의결권 행사에 참여했고 윤 회장이 제안한 신규 사내이사 선임 건 찬성표는 약 585만주(29.3%)에 그쳤다. 가족 갈등이 곧 지배구조 리스크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본 기관투자자들이 신규 이사 선임에 대거 반대표를 던졌으며 소액주주의 찬성률 역시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상법상 주주총회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출석 주주의 과반수이자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안건의 찬성률은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약 17%로 법정 기준(25%)에 모두 미달했다.
윤 회장의 아들이자 콜마홀딩스 최대주주(31.75%)인 윤 부회장은 이번 안건이 최근 자회사 경영권 이슈와 연관된 가족 사안인 점을 고려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했다. 이와 관련해 콜마홀딩스 측은 "가족 관련 사안에서 직접적인 판단을 내리기보다 시장과 주주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주총 결과는 경영 쇄신과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추진해온 회사의 방향성이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 원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 주총 패배에도 소송 통한 경영권 회복 의지 확고
윤 회장과 윤상현 부회장의 갈등이 표면화 된 것은 2019년 '3자 독립경영 합의'가 삐걱거린 지난해부터다. 특히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윤여원 대표가 경영하던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 교체 등 이사회 개편을 추진하면서 분쟁이 격화됐다.
이에 윤 회장은 즉각 주주제안을 통해 자신과 윤여원 대표를 포함한 측근들을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입시키려 했지만 지난달 열린 콜마비앤에이치 임시주총에서 패했다. 당시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승기를 잡았다.
윤 부회장은 이달 초에는 콜마비앤에이치 경영체계를 기존 윤여원 대표 단독체제에서 이승화·윤상현·윤여원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이날 콜마홀딩스 사내이사 추가 선임안은 윤 회장이 '맞불'을 놓은 모양새였지만, 연이어 패배한 것이다.
윤 회장은 주총 패배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통한 경영권 회복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증여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2019년 증여했던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무상증자 반영 시 약 460만주, 지분율 12.82%)를 돌려달라는 취지다.
현재 윤 부회장 측 지분율은 약 우호세력을 모두 합쳐 37.4%, 윤 회장·윤여원 대표 측 지분은 16.2%다. 하지만 소송에서 윤 회장이 승소해 증여분을 회복하면 그의 지분은 18.9%로 늘어나고, 윤 회장 부녀 측 합산 지분은 29%까지 치솟는다. 이 경우 윤 부회장 지분 24.6%를 역전할 수 있어 판세가 완전히 달라진다. 소송 결과에 따라 그룹 지배구조 향방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2차 변론기일은 오는 12월 11일로 예정돼 있다.
주총 전날 윤 회장이 윤여원 대표에게 콜마비앤에이치 지분 69만주(약 98억원)를 증여한다고 발표한 것도 경영권 분쟁의 연장 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차녀 윤여원 대표 측에 힘을 실어주고, 향후 지분 구도를 재편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