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연 수출입은행장 취임..장기 공백 KAI CEO 선임 급물살 타나
6일 취임... "대미 투자사업, AI 정책 지원에 적극 부응" 전 행장 이어 2연속 내부 출신 발탁...수출중기 지원 강조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황기연(57) 신임 수출입은행장이 6일 오후 여의도 본점에서 취임식를 갖고 업무를 개시했다.
신임 황 수출입은행장은 수출기업 지원과 아울러 대미 관세협상에서 타결된 대미투자 3500억달러 집행에도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당장 수장 공백 상태가 4개월여째 이어지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대주주인 만큼 KAI CEO를 선임하는 과제를 앞두고 있다.
수출입은행장이 임명된 만큼 KAI 사장 임명도 연내에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수출입은행은 KAI 지분 26.4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통상 대통령실 및 기획재정부와 협의절차를 거쳐 KAI CEO를 선임해 왔다.
황 행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통상위기로 어려움을 겪은 수출기업 지원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며 "성장 기회 확보를 위한 우리 기업의 대미투자사업 금융수요에 적극 부응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협력기금의 전략적 활용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미래성장동력 확보, 생산적 금융을 통한 통상위기 극복,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현장성과 실행력 등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경제 미래를 열어나가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황 행장은 전북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1990년 수출입은행에 입행한 뒤 서비스산업금융부장, 인사부장, 기획부장, 남북협력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상임이사로 선임돼 2023년부터 이사회 멤버로 일했다.
황 행장은 전임 윤희성 전 행장에 이어 수출입은행 창립 이래 두 번째 내부 발탁 케이스다. 윤 전행장 이전까지는 주로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행장 자리를 차지하는 게 관례였다.
수출입은행 내부에서는 황 행장의 취임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 통상협력에 대응하고 첨단전략산업에 적극적인 금융을 지원해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행장의 발탁 배경으론 전라북도 익산 출신으로 이리고와 전북대를 졸업한 지역 배경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재명 대통령의 캠프에 기여한 것은 확인되지 않지만 현 정부가 기재부 관료 출신을 배제한 상태에서 민간 출신자를 발탁하는 과정에 두각을 나타냈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직간접 네트워크로 전라북도 출신 정권 실세들이 그를 추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수출입은행 직원들에 따르면 황 행장은 기획과 대관 업무에 탁월해 여당의 정치권에 광범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 나름 이재명 정부의 실세들과 막역하다는 것인데, 내부에서 그의 취임을 환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취임사에서 “AI·방산 등 국가 미래를 이끌 핵심 산업 분야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 AI 대전환을 은행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힌데서 드러나듯이 현 정부에 코드를 맞추는 행보에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