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브리핑] COP30 개막…유엔 “기후목표 위해 분열보다 협력해야”
유엔 “2035년까지 온실가스 12% 감소 전망…1.5도 목표엔 여전히 미달” EU 의회 환경위, 2040년 탄소 배출량 90% 감축 목표 승인 ECB “유로존 은행, 기후 성과 좋은 기업 대출 우대…오염 기업엔 불이익” 싱가포르, 내년부터 항공 승객에 ‘SAF 부담금’ 부과 SBTi, 기업 넷제로 표준 개정안 공개
COP30 개막…유엔 “기후 목표 위해 분열보다 협력해야”
브라질 아마존 도시 벨렝에서 10일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개막했다. 유엔기후변화사무국(UNFCCC) 사무총장 사이몬 스틸(Simon Stiell)은 각국이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이견보다 협력을 우선해야 한다며, “COP30 회의장에서 여러분이 싸워야 할 대상은 서로가 아니라, 함께 맞서야 할 기후위기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의장국인 브라질은 회의 의제를 둘러싼 갈등을 조정하며 개회에 앞서 협상 타결을 이끌었다. 일부 개발도상국 협상 블록은 기후금융 확대나 탄소세 도입 등 논쟁적인 의제를 포함시키려 했지만, 브라질은 이를 회의 후반으로 미루는 절충안을 마련해 정상 개막을 이끌어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각국에 기후변화 대응을 가로막는 세력에 맞서 단호히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회의가 “진실의 COP(COP of truth)”로 “가짜뉴스와 허위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일부 세력은 과학적 증거와 다자주의의 성과를 부정하고 있다”며 “이 ‘부정론자들’에 또 한 번의 패배를 안겨줄 때”라고 말했다.
유엔 “2035년까지 온실가스 12% 감소 전망…1.5도 목표엔 여전히 미달”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1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35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9년 대비 약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8일 공개된 10% 감축 전망치보다 다소 개선된 수치로, 이후 새롭게 발표된 각국의 감축 공약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필요한 60% 감축 목표에는 여전히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유엔은 이번 결과가 국제사회가 배출 증가세를 완만히 꺾고는 있으나, 기후위기의 임계점을 피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U의회 환경위, 2040년 탄소 90% 감축 목표 승인
유럽연합(EU) 의회 환경위원회가 10일(현지시간)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90% 감축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목표를 공식 승인했다. 이번 결정은 EU 회원국 기후장관들이 지난 5일 브라질 COP30 개막을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한 최종안을 뒷받침하는 절차다.
위원회는 동시에 회원국이 감축 목표의 최대 5%를 국제 탄소 크레딧 구매로 대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직접 감축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며, 이번 조치는 기후 목표 달성과 산업 경쟁력 유지를 병행하려는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2040 기후 목표에 대한 의회의 최종 입장은 오는 13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된다.
ECB “유로존 은행, 기후 성과 좋은 기업 대출 우대…오염 기업엔 불이익”
유럽중앙은행(ECB)은 10일 공개한 블로그 게시글에서 유로존 은행들이 기후 대응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는 더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제공하고, 반대로 오염 배출이 많은 기업에는 불이익을 주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ECB는 그동안 은행들에 대해 기후 관련 리스크를 공시하고 관리하도록 감독, 벌금, 담보 재평가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압박해왔다. ECB는 이번 결과가 특히 미국과 달리 은행 대출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 구조에서 기후 리스크 관리가 금융 접근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내년부터 항공 승객에 ‘SAF 부담금’ 부과
싱가포르 정부가 항공 부문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조치로 내년부터 출국 승객에게 지속가능항공유(SAF) 부담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금액은 최대 41.60싱가포르달러(약 4만6542원) 로, 좌석 등급과 비행 거리별로 차등 적용된다.
싱가포르 민간항공청(CAAS)은 10일 발표를 통해 동남아 단거리 노선은 1싱가포르달러, 미주 노선은 10.40싱가포르달러가 추가 부과되며, 비즈니스석과 일등석 승객은 이보다 4배 많은 부담금을 내게 된다고 밝혔다. 부담금은 지난 4월 1일 이후 판매되는 항공권 중, 10월 1일 이후 싱가포르에서 출발하는 항공편부터 적용된다.
SBTi, 기업 넷제로 표준 개정안 공개…“감축 경로 다양화·탄소크레딧 기준 명확화”
과학기반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가 기업의 탄소중립 목표 설정과 이행을 검증하는 핵심 기준인 ‘기업 넷제로 표준’의 개정안(V2)을 공개했다. 이번 개정안은 더 많은 기업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넷제로 목표를 수립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실천 가능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SBTi는 밝혔다.
SBTi 데이비드 케네디 CEO는 이번 초안에서 기업들이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도록 ‘감축 옵션 메뉴(menu of options)’를 도입했다며, 직접 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다양한 경로를 허용하고, 탄소크레딧 등 보조 수단의 활용 기준도 한층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CDP “일본 기업, 기후 리스크 대응 투자 효과 글로벌 평균보다 높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 기업들이 기후 회복탄력성(climate resilience)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업보다 더 큰 경제적 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진·홍수 등 자연재해와 폭염으로 인한 근로자 안전 문제 등 물리적 기후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정부는 이에 대응해 산업 현장의 안전 규제를 강화해왔다.
CDP 분석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이 물리적 기후 리스크 완화를 위한 조치에 1달러를 투자할 때 평균 12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 리스크 대응 노력이 단순한 비용이 아닌 경쟁력 강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CDP는 평가했다.
세일즈포스, 물 관리 강화…브라질·멕시코 유역 복원·데이터센터 물 사용 감축
세일즈포스(Salesforce)가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한 물 사용 관리와 에너지 효율 제고, 그리고 브라질·멕시코 지역 유역 복원 투자를 포함한 새로운 수자원 관리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세일즈포스가 2023년 도입한 ‘네이처 포지티브(Nature Positive) 전략’의 일환으로, 기업의 환경 의존성과 영향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전략에는 2025년까지 자연 영향 측정 및 감축 계획 수립, 2030년까지 1억 그루의 나무 복원 지원, 고품질 블루카본 크레딧 100만 톤 확보, 그리고 2031년까지 자연 및 지속가능성 관련 자선기금 1억 달러 배분 등의 목표가 포함돼 있다.
페트로나스·에니·유글레나, 말레이시아에 바이오연료 공장 착공
말레이시아의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나스와 이탈리아 에니(Eni)의 바이오연료 자회사 에닐라이브(Enilive), 일본 유글레나(Euglena) 가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이 말레이시아에서 새로운 바이오정유공장 건설을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아시아 시장에 지속가능한 연료를 공급하기 위한 생산 거점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 공장은 매년 65만 톤의 재생 원료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식물성 기름 정제 부산물 등을 주요 원료로 사용한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항공연료(SAF), 수소화식물유(HVO), 바이오나프타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