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ESG 트렌드]⑥AI, ESG의 동반자…지속가능경영 새 엔진으로
기업·투자사 전방위로 확산하는 AI 도입 데이터 기반 ESG 경영과 투자 혁신 가속 에너지 소비·물 사용 등 AI의 환경 리스크도 부상
[ESG경제신문=이진원 기자]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인공지능(AI) ‘붐’이 ESG 분야에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기업부터 ESG 평가 기관, 투자사에 이르기까지 AI 도구는 이제 데이터 수집, 리스크 분석, 보고서 작성, 평가, 투자 의사결정 등 ESG 활동의 사실상 전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붐이 이어지는 한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업, AI로 ESG 전략 고도화…규제 대응과 경영 효율 동시 달성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 당국, 투자자, 소비자가 ESG 성과를 입증할 방대한 데이터를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AI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10월 발표된 딜로이트의 ‘2025 글로벌 임원 지속가능성 보고서(Global C-suite Sustainability Report)’에 따르면, 응답 기업 임원 중 81%가 이미 AI를 활용해 지속가능성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기업이 지속가능성 데이터를 단순한 보고용 지표가 아니라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딜로이트 조사 결과>
AI를 통해 기업은 탄소 배출 저감 기회를 식별하고, 기후 리스크를 예측하며, 저탄소 목표에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AI는 기업 내부 시스템, 공시자료, 언론 기사 등 다양한 출처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자동 수집하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분석되어, 기업이 환경 영향 파악·성과 벤치마킹·리스크 관리에 활용된다.
또한 ESG 보고 의무가 강화되면서 AI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과 호주의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SRS) 등 주요 규제가 시행되면서, AI는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자동 검증함으로써 보고서 작성 및 공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AI 도구는 이해관계자별 맞춤형 보고서 생성, 복잡한 데이터 시각화, 각국 규제 환경에 맞춘 공시자료 작성까지 지원한다.
투자자도 AI로 ESG 투자 혁신...환경 리스크 경계심도 커져
ESG 투자에서도 AI의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AI를 통해 기업의 ESG 성과, 리스크, 기회 요인을 정밀 분석해 투자 의사결정의 정확도와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자사의 통합 운용 플랫폼 ‘알라딘(Aladdin)’에 AI 기반 지속가능성 분석 기능을 통합했으며, 세계 최대 투자은행 중 한 곳인 JP모건(JP Morgan)도 ESG 투자 플랫폼을 인수하고 내부적으로 AI 기반 분석을 활용해 지속가능투자의 통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전 세계 금융팀의 90%가 2026년까지 최소 한 가지 AI 기반 솔루션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AI는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미래 탄소배출량을 예측하고 기업의 ESG 전략을 정밀 분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AI의 급속한 확산은 새로운 ESG 리스크도 불러오고 있다.
캐피탈그룹의 ‘2025 글로벌 ESG 연구(ESG Global Study 2025)’에 따르면, 전 세계 투자자의 73%가 AI의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향후 2~3년간 ESG의 최대 리스크로 지목했다.
AI의 물 사용량을 중대한 리스크로 본 응답자도 43%로, 지난해(18%)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응답자의 58%는 AI의 높은 에너지 집약도가 에너지 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동시에 56%는 AI가 혁신을 촉진해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AI는 ESG를 혁신하는 동시에 새로운 환경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책임 있는 AI 활용 전략이 지속가능한 미래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