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가격 강세 전망 지배적...국내 배출권 가격도 상승 전망

지난해 가격 하락에도 강세 전망 여전 종전 전망치보다는 낮은 수준 예상 파리협정 6조 크레딧 프리미엄 톤당 20.4유로 전망

2025-11-18     이신형 기자
 스위스 힌윌시의 한 공장 옥상에 설치된 대기 중 탄소 포집 장치. 스위스 기업 클라임웍스(Climeworks AG)사가 개발했다. 로이터=연합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지난해 자발적 탄소시장과 규제적 탄소시장에서 탄소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으나, 시장참가자들은 여전히 탄소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탄소 가격 상승 기대감이 약화해 2022년과 2023년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배출권거래협회(IETA)와 PWC는 브라질 벨렘에서 열리는 제 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이런 내용의 ‘2024~2025 탄소시장 전망조사’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동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IETA 회원사 중 143개사가 설문조사에 답변을 제출했고 이중 응답자의 28%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적용 대상이다.

고품질 크레딧 가격이 상승세 주도...'30년 파리협정 6조 크레딧 프리미엄 톤당 20.4유로

자발적 탄소시장 전망에서 응답자의 70%는 2030년까지 탄소 크레딧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의 51%는 완만한 상승세를 점쳤고 19%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햇다. 가격 하락을 전망한 응답자는 9%에 그쳤다.

[그래픽]  자발적 탄소시장 전망

자료=IETA

응답자들은 고품질 크레딧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평균 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품질이 낮은 크레딧 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탄소 크레딧은 2020~2022년 중 강세를 보이며 톤당 평균 6.4유로(약 1만8000원)까지 상승했으나, 지난해에는 톤당 5,5유로로 하락했다.

하지만 고품질 탄소제거 크레딧은 2023년 탄소회피 크레딧보다 245%나 높은 가격에 거래됐고 지난해에는 381%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파리협정 6조의 요구에 부합하는 크레딧의 프리미엄은 2030년 20.4유로(약 3만4600원)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23년 조사 당시 예상됐던 17.3유로 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런 전망치는 고품질 크레딧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응답자의 36%는 파리협정 6조 시장 출범과 탄소배출권 거래제에서 양질의 탄소 크레딧을 사용한 탄소 상쇄 허용 기대감을 탄소 크레딧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22%는 기업의 탄소 크레딧 수요 증가를, 응답자의 13%는 탄소 크레딧 무결성 개선과 표준화 진전을 크레딧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지목했다.

ETS 배출권 가격도 상승세 전망

규제적 탄소시장의 탄소 배출권 가격도 2030년까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가격 전망치는 종전 조사의 전망치보다 낮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ETS 배출권 가격은 국가별로 다양한 흐름을 보였다. EU에서는 23%, 영국 28%, 한국은 21% 하락했으나, 중국의 전국 ETS는 42% 상승했고 미국 북동부 10개주와 캐나다 1개주가 참여하는 지역 온실가스 이니셔티브(Regional Green House Gas Initiative, RGGI)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캐나다 퀘벡주가 참여하는 서부기후이니셔티브(Western Climate Initiative, WCI)의 배출권 가격은 각각 53%와 11% 상승했다.

응답자들은 EU와 영국의 ETS에서 배출권 가격이 2028~2030년 중 톤당 82유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EU의 65유로와 영국의 45유로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2022년과 2023년 전망치나 종전 최고치였던 EU의 100유로나 영국의 115유로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한국 ETS에서 배출권 가격은 2025~2027년 32유로(약 5만4000원), 2028~2030년에는 43유로(약 7만30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전망치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한국의 평균 배출권 가격 1만3600원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래픽] 관할권별 2025~2028년과 2028~2030년 탄소 가격 전망과 2024년 평균 가격

자료=IETA

1.5도 목표 달성에 필요한 가격 수준 도달하기 어려워

응답자들은 기온 상승 폭을 1.5도로 억제한다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글로벌 탄소 가격이 평균 톤당 125유로는 돼야 하고 2도 목표 달성에는 톤당 85유로가 돼야 한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응답자들은 2028~2030년 중 어느 나라 ETS에서도 탄소 가격이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응답자들은 1.5도 목표는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필요한 탄소 가격은 현재의 경제 상황과 에너지 안보 요구와 양립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