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지배구조 개선됐다지만…자산규모별 격차 여전
핵심지표 준수율 올랐어도 규모별 불균형 지속 주주권 보호 항목 개선…독립성·다양성은 과제
[ESG경제신문=김제원 기자]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자산 규모별로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7일 발표한 ‘2025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점검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67.1%에 달한 반면, 자산 5000억원 이상 1조 원 미만 기업의 준수율은 38.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가 동일하게 적용되는 공시 체계 안에서도 자산규모 규모에 따라 지배구조 수준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의무공시 대상 541개사와 자율공시 8개사를 포함한 총 549개 기업의 보고서를 점검했다. 핵심지표 15개 항목을 기준으로 준수율을 분석한 결과, 평균 준수율은 54.3%로 전년 대비 5.6%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항목별로 보면,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의 분기별 회의 개최(격차 53.8%p),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 확보(53.4%p), ▲배당정책 연 1회 이상 통지(47.1%p) 등에서 중견기업의 준수율이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구조 세부 부문별 분석을 보면, 주주 권익 보호 관련 항목은 ▲전자투표 도입(80.2%), ▲주총 분산개최(70.9%) 등으로 전체적으로 높은 준수율을 보였다. 또한, 주총 전 주주가 검토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인 주총일과 소집공고일 간 기간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사회 부문에서는, 다수 기업이 사외이사 직무수행을 위한 전담인력을 배치(90.7%)하고, 교육을 실시(80.0%)하는 등 사외이사의 활동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 확보(53.0%), 이사회 과반수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55.7%) 등 다양성 및 독립성 측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감사기구 부문에서는 내부감사기구에 회계·전문가가 존재(87.9%)하고, 경영 관련 주요정보 접근절차를 마련(98.6%)하는 등 구성·제도 관련 지표에서는 높은 준수율을 보였다. 그러나 독립된 내부감사부서 설치(48.0%), 외부감사인과 분기별 회의 개최(62.6%) 등 감사기구 운영과 관련해서는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거래소는 내년부터 의무공시 대상을 코스피 상장사 전체로 확대하는 만큼, 기업들이 지배구조 보고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안내자료 제공, 1:1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