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관투자자 80%, “향후 2년간 지속가능펀드 투자 확대”

“지속가능 투자 비중 늘리겠다” 답변, 북미가 유럽·아시아보다 높아 자산소유기관 90% “지속가능 투자 옵션이 위탁사 선정 주요 기준” 지속가능 투자 시 데이터 접근성·일관성 부족이 주요 우려 요인

2025-11-26     김연지 기자
모건스탠리가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관투자자 950곳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고 발간한 보고서. 사진=모건스탠리 공식 홈페이지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글로벌 기관투자자 5곳 중 4곳 (80% 이상)이 향후 2년 동안 지속가능 펀드에 배분되는 투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속가능 펀드가 우수한 투자 성과를 보인다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이는 모건스탠리가 최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발표한 것이다. 이번 설문은 또한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자산소유기관(연기금·공제회·보험사·국부펀드·기금 운용기관·기관 투자자 중 운용 주체가 아닌 자본을 보유하는 주체) 모두가 투자 운용 위임 결정에서 지속가능 투자 옵션을 핵심 요인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지속가능투자 비중 늘리겠다” 답변, 북미가 유럽·아시아보다 높아

자산소유기관이 지속가능 투자 비중을 확대하려는 이유, 자산운용사가 지속가능 운용자산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유에 대해 설문을 진행했다. 사진=모건스탠리

모건스탠리는 최근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관투자자 950곳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고 보고서를 발간했다. 설문대상에는 664곳의 자산소유기관과 303곳의 자산운용사가 포함됐다.

조사 결과, 기관투자자들의 지속가능 투자 비중 확대 계획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산소유기관의 86%가 향후 2년 동안 지속가능 펀드에 배정할 자산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79%)보다 상승한 수치다.

마찬가지로 자산운용사의 79%는 운용 중인 자산 가운데 지속가능 펀드가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지난해 78%에서 소폭 상승한 것이다. 지속가능 투자 비중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비율은 자산소유기관의 2%, 자산운용사의 3%에 불과했다.

주목할 점은 북미 지역 자산소유기관의 90%가 지속가능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해 유럽 82%, 아시아·태평양 85%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는 것이다. 

자산소유기관들은 지속가능 투자 비중 확대 계획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성과 관련 요인을 꼽았다. 응답자의 22%는 지속가능투자 또는 ESG 전략이 높은 재무성과를 보인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언급했으며, 18%는 지속가능 투자가 전략적 성숙도를 갖추어 검증된 실적 기반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자산운용사의 경우, 42%는 기존 고객이 지속가능 투자 비중 확대를 요구하면서 지속가능 운용자산(AUM)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39%는 지속가능 투자 상품을 기반으로 새로운 투자 위임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36%는 향후 2년 동안 처음으로 지속가능 투자 배분을 시작하는 자산소유자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자산소유기관 90% “지속가능투자 옵션이 위탁사 선정 시 주요 기준”

투자자들이 지속가능 투자 비중 확대를 계획하는 가운데 설문 결과 지속가능 투자 옵션이 위탁운용사 선정 시 주요 판단 기준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따르면 자산소유기관의 90%는 지속가능 투자 옵션이 위탁운용사를 유지하거나 선택하는 과정에서 핵심 차별화 요소라는 데 ‘매우 동의한다’(44%) 혹은 ‘다소 동의한다’(46%)고 답했다. 자산운용사 역시 88%가 지속가능 투자 옵션이 자산소유기관 고객을 유지하거나 확보하는 데 주요 차별 요소라고 응답했다.

또한 자산소유기관의 89%는 외부 자산운용사가 지속가능 투자 정책 또는 전략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데 대해 ‘매우 동의’(43%) 또는 ‘다소 동의’(46%)한다고 답했다. 

투자 선호 영역을 살펴보면 기관투자자 응답자의 30%가 가장 중요한 지속가능 투자 기회로 재생에너지를 꼽았고, 28%는 에너지 효율을, 23%는 기후 적응과 회복탄력성을 우선순위로 제시했다. 특히 기후 적응 분야는 우선순위 순위가 작년 조사에서 6위였던 것에 비해 올해 3위로 급상승했다.

기후 적응 투자 기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기후변화를 포트폴리오 리스크로 보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문에 따르면 투자자의 4분의 3 이상이 향후 5년 내 물리적 기후 리스크가 자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중 35%는 그 영향이 시장 전반에 넓게 확산될 것이라고 답했고, 42%는 일부 자산에 집중적으로 가격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응답자 중 53%는 인프라나 부동산 등 실물 자산 투자 평가 시 기후 회복탄력성을 리스크-수익 모델의 핵심 요소로 포함한다고 답했다. 기후 회복탄력성을 핵심 고려 요소로 반영하는 비율은 북미 투자자가 가장 높았으며, 65%에 달했다.

지속가능 투자 시 데이터 접근성·일관성 부족이 주요 우려 요인

대다수 투자자가 지속가능 투자 비중 확대를 예상하고 있지만, 동시에 지속가능 투자를 둘러싼 외부 환경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속가능 투자에서 가장 큰 부담 요인은 데이터 접근성과 일관성 부족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매우 중요한 우려 요인’으로 답한 비율은 47%였다. 이는 지난해 32%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규제 가이드라인 변동성에 대해 ‘매우 중요한 우려 요인’이라고 답한 투자자는 43%로 지난해 28% 대비 크게 증가했다. 또한 37%는 불확실한 정치 환경을 ‘매우 중요한 우려 요인’으로 꼽았으며, 이는 지난해 29%에서 상승한 수치다.

모건스탠리 지속가능투자연구소 소장이자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인 제시카 알스퍼드는 “최근 글로벌 기관투자자 조사를 보면, 대다수 투자자가 지속가능 펀드의 자산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배분 확대는 재무성과와 성숙해진 실적 기반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올해 ‘Sustainable Signals’ 시리즈에서 조사된 개인 투자자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자산소유기관과 자산운용사 역시 향후 기후 리스크의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