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업 ESG]⑯ '게임 명가' 엔씨소프트, 업계 ESG 선도하지만...'확률형 아이템' 원죄론 시달려
게임업계 최초로 발표한 ESG 경영보고서, 기술·사람 비전 밝혀 AI 윤리, 미래세대 지원, 지구 보호 활동 등 지속가능경영 확률형 아이템 논란, 편견 없는 콘텐츠 평가는 '글쎄'
[ESG경제= 김민정 기자] 엔씨소프트는 올해 초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하면서 본격적인 ESG 행보에 나섰다. 지난 2021년 3월 게임업계 최초로 ESG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ESG 중심 경영 비전을 선언했으며, 이후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기존의 노력과 성과를 정리하면서 ESG 경영을 체계화했다. 8월 12일에는 첫 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NCSOFT ESG PLAYBOOK 2020’을 발간했다.
IT업계 1위의 지속가능경영 계획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즐거움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진정성 있게 나아간다는 엔씨소프트의 목표와 비전을 담고 있다. 총 77페이지로, △ NC Overview(회사 소개 및 게임산업의 가치와 미래), △ PUSH for a Better Future(ESG 위원장의 메시지, 건강한 조직문화, 편견 없는 즐거움,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서비스 환경, 선도적 기술개발과 윤리적 가치, 미래 세대에 대한 기회 부여)를 담고 있다.
또한 PLAY for Sustainability 분야에서 거버넌스, 윤리경영, 임직원 케어, 고객 소통, 지역사회, 환경경영과 관련한 이야기를, ESG APPENDIX에서 중대성 평가, ESG 관련 정책, GRI Standards index, SASB index, ESG DATA, 제3자 검증 의견서 등을 설명하고 있다.
게임업계 유일 ESG 평가 A등급
엔씨소프트는 이달 발표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 평가에서 게임업계에서는 유일하게 A등급을 받았다. 게임사 중 가장 먼저 ESG 위원회를 설치했고, 국내 게임사 최초로 ESG 경영 비전과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냈다는 것이 점수를 높였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는 미래 세대에 대한 고려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환경 생태계 보호, 인공지능 시대 리더십과 윤리 등을 4가지 핵심 분야로 꼽고 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코로나가 발생한 2019년 4분기 대비, 올해 중순 엔씨소프트소프트의 정규직 수는 645명이 증가해 국내 IT 업계 중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는 친환경 경영에 더욱 힘 쓸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평가에서 사회 부문과 지배구조 부문에서 각각 B+와 A등급를 부여 받았지만, 환경 부문에서만 D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비영리 국제 환경단체인 ‘프로텍티드시즈’와 함께 한국의 해양보호구역지도를 올바르게 표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환경친화적인 행보에 힘을 썼다. 또한 판교에 위치한 신사옥인 '엔씨소프트소프트 글로벌 연구개발혁신센터'도 ESG 경영의 일환으로 설계 단계부터 최고 수준의 친환경 인증을 목표로 건립하고 있다.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이자 김택진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CSO는 인사말에서 “단지 평가 등급을 높이기 위한 경영이 아닌, ESG 위험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점검하고, 진정성 있는 실천으로 지속가능경영이 나아갈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편견 없는 콘텐츠 내세웠지만 확률형 아이템 논란 불똥
엔씨소프트의 ESG경영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 중 하나는 ‘다양성과 포용성’, 그리고 편견 없는 콘텐츠다. 이를 위해 ‘NC의 다양성/포용성 프레임워크’를 정의하고, 이 가치가 기업의 문화와 서비스에 내재되도록 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롤백 사건이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유발되면서, ESG 경영 덕목에서 점수를 적지 않게 깎아 먹고 있다. ‘리니지M 문양 시스템 롤백 사건'에 이어 8월 26일 신작 '블레이드 앤 소울2(블소2)' 확률형 아이템 논란까지 유저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이탈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리지니M 문양 시스템 롤백 사건은 1월 27일, 엔씨소프트가 소비자 과금을 낮추도록 구조를 개편하자 최상위 유저들이 반발로 인해 2월 1일에 시스템을 롤백한 사건이다. 이때 개편된 문양 시스템에 과금했던 유저들에게 현금 환불 대신, 게임 내 현금성 재화인 다이아로 돌려주는 등 부적절한 대처를 연속으로 진행해 몇 개월에 걸쳐 파문이 지속됐다.
결국 엔씨소프트 불매운동이 시작되었고, 총대를 구성해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이후 3월까지 월간 리니지M 이용자 수가 약 20% 가량 이탈한 것이 통계로 확인됐다.
이어 블소2 확률형 아이템 과금으로 인해 여러 가지 지탄을 받았다. 확률형 아이템은 확률에 따라 다양한 아이템이 나오는 뽑기 아이템으로, 과도한 현질을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임학회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게임 이용자의 불신과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며 ”단기간 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 과금이 이미 허용 수준을 넘어선 만큼, 김택진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대안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엔씨소프트 리니지를 포함해 '5대악(惡)' 게임을 규정하고, 게임사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는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게임법 개정안 2건이 상정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