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모션 덫’에 걸린 배달 플랫폼들…수익성 '빨간불'

수년 동안 적자에도 불구 배달원 확보위한 고육지책 소비자 만족 극대화에 업계는 프로모션 비용급증

2021-10-30     조윤성 선임에디터
배달앱 시장이 단건배달로 수익성이 악화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ESG경제=조윤성 선임에디터] 국내 배달 플랫폼업계가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잇따른 후발업체들이 단건 배달서비스를 출시하며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적자를 기록해 온 배달업계는 흑자전환이 요원한 상태다.

31일 배달플랫폼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지난 8월 주문건수 1억 건을 돌파했다. 코로나 19 여파로 배달앱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주문 건수도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성은 오히려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단건배달은 소비자 입장에선 바로 음식을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지만, 플랫폼입장에선 배달 효율이 묶음 배달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원활한 단건배달 서비스를 위해 배달원 확보가 중요하면서 배달앱들은 경쟁적으로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단건배달은 론칭 초기에 시장 선점과 경쟁을 이유로 강한 프로모션을 적용해 왔지만, 비용이 누적되면서 적자규모가 확대되며 배달업계에 ‘골치덩어리’ 서비스로 전락하고 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2019년엔 요기요와 경쟁에서 마케팅비용이 크게 증가했고, 지난해엔 단건배달을 앞세운 쿠팡이츠가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면서 경쟁에 따른 비용이 계속됐다. 

특히 올해엔 단건배달 서비스를 론칭한 만큼, 흑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쟁앱인 쿠팡이츠도 2년 넘게 프로모션을 적용하며 정상가격을 받은 적이 없어 적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도 이익을 낸 적이 없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배달앱업계는 적자 누적에도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파격적으로 운영해오던 프로모션 수수료율을 정상 가격으로 돌려놓아야 하지만, 시장 경쟁 상황이 지속되면서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주문이 늘어나는 만큼 소비자 쿠폰, 라이더 프로모션 등 운영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지난 6월 '배민1'이라는 단건배달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진행한 음식점 대상 프로모션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배민은 배달원을 추천하면 추천인에게 추가 장려금을 지급하며 라이더/커넥터를 상시 모집하고 있다. 쿠팡이츠 또한 프로모션에 리워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배달원 붙잡기에 혈안이다. 배민의 경우 지난 여름 두달 넘게 경품 이벤트를 벌였는데, 최고경품으로 수천만원대 달하는 전기차, 캠핑카, 순금100돈을 내걸기도 했다. 

배달앱은 여기에 주문 수가 늘어나는 시간대엔 추가 할증을 지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음식값이 2만원인데, 배달비도 2만 원에 이르는 경우가 나타나는 이유다.

이처럼 단건배달은 비용이 더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배달앱들은 음식점 사장님이나 소비자에게 정가 요율을 받고 있지 못한다. 쿠팡이츠는 2019년 5월 론칭이후 2년 넘게 단한번도 정상요율을 받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요율은 수수료 15%에 외부결제수수료 3%, 배달비 6000원이지만, 현재는 15% 대신에 건당 1000원, 배달비는 5000원이다.  뒤늦게 단건배달 시장에 뛰어든 배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배민1의 정상요율은 수수료 12%에 외부결제수수료 3%, 배달비 6000원이지만, 프로모션을 적용해 쿠팡이츠와 동일하게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점유율 싸움이 계속되고 있어 정상가격을 받을 수 있을지는 요원하다. 업계 관계자는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고 해도 현재의 수익, 비용 구조로는 업계 상위업체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시장 확산을 위해 벌인 프로모션 경쟁이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으나, 누구도 달리는 호랑이 등에서 먼저 내려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