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ESG활동으로 '환경+사회적책임' 이룬다

LG유플러스, 양서류 살리기 위한 '농수로 사다리' 설치 현대제철, 패각 활용해 석회석 대체로 광역적 재활용사례로 평가

2021-11-09     조윤성 선임에디터
LG유플러스가 환경운동연합과 농수로에 빠진 멸종 위기종 양서류가 스스로 탈출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만들어 설치했다. 사진=LG유플러스

'개구리 살리기', '조개 껍데기 재활용', '멸종동물 살리기'

최근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나서면서 색다르게 진행하고 있는 활동들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환경관련 활동들이 펼쳐졌지만 대부분 일회성으로 끝나는 이벤트 성격이 짙었다. ESG경영을 펼치는 기업들은 이러한 활동들이 지속성과 영속성을 가지고 펼쳐질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까지 기울이는 모습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환경운동연합과 농수로에 빠진 멸종 위기종 양서류가 스스로 탈출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만들어 설치하는 활동에 나섰다.

농수로는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깊고 미끄러운 탓에 양서류를 비롯한 생물이 빠질 경우 탈출이 어려워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는 시설물로 지목돼 왔다.

이에 LG유플러스가 설치하는 개구리 사다리는 시멘트 농수로에 빠진 뒤 벽을 기어오르지 못해 결국 죽음을 맞는 수백 수천 마리의 개구리를 구하기 위해 고안된 장치다. 

3주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활동은 충남 아산시 영인면, 경남 김해시 진영읍, 경기 시흥시 도창동에서 이뤄졌다. 이 지역은 멸종 위기 종인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노랑배청개구리, 맹꽁이 등이 주로 서식하는 곳이다.

LG유플러스 임직원과 환경운동연합 소속 활동가 등 자원봉사자들은 가파른 농수로 벽면에 양서류가 타고 올라올 수 있도록 발판을 제작했다. LG유플러스는 멸종 위기종 개구리를 구함으로써 생물 다양성에 기여는 물론, 개구리와 연관된 생태계에 있는 다양한 생물의 생태계를 보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설치한 개구리 사다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성과 등을 고려해 다양한 지역에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효모·유산균 등 유익한 미생물이 들어있는 황토를 하천에 넣어 생태계를 복원하고, 임직원이 도토리 묘목을 키운 뒤 상수리나무숲을 조성하는 등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 공헌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버려지는 조개나 굴 껍질을 재활용해서 석회석을 대체하는 친환경 철강기법 적용에 나섰다. 사진=현대제철

철강업계, 패각 이용해 석회석 대체로 환경+사회적 이슈 해결

현대제철도 적절한 처리방법이 없어 환경 문제로까지 부각된 패각(굴·조개 등의 껍데기)을 제철소에 재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현대제철은 패각을 가공해 만들어진 석회 분말을 이용해, 가루 상태의 철광석을 고로 투입에 적합한 형태로 만드는 '소결(燒結)' 공정에 활용키로 했다.

철광석 소결 과정에서 석회석을 첨가하면 고로 공정에서의 생산성 향상, 연료비 절감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석회석 사용은 필수적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4년부터 소결 공정에서 패각을 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으며 이후 조업 테스트를 거쳐 대체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2019년에는 여수 지역 패각 가공사인 여수바이오와 석회석 대체용 패각 생산 및 재활용환경성평가를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지난해 9월 모사실험을 통해 품질 및 환경에 대한 영향 평가를 마쳤다.

현대제철은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함으로써 재활용 되지 않아 방치된 패각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 해결과 함께 석회석 사용량을 줄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그 동안 패각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돼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제한돼 왔다. 이로 인해 많은 양의 패각이 방치되며 환경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석회석 대체 활용에 대한 재활용환경성평가가 진행 중이다. 

최종 승인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의 승인을 받으면 국내 최초로 제철소 패각 재활용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기업·지자체·정부기관 협업을 통한 광역적 자원재활용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패각 재활용은 환경 문제 해결 및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현대제철의 ESG 경영 사례"라며 "패각 재활용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제고하고 경남·전남 지역의 패각 문제 개선에도 기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올해 4월 ‘행복한 습관, 행복한 4월’이라는 주제로 ‘해피해빗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사진=흥국생명

보험사인 흥국생명도 멸종 위기 동물과 관련한 캠페인을 벌였다.

이번 캠페인은 흥국생명이 동참하고 있는 ‘일상 속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실천을 위한 민관 연합체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 활동의 일환이다.

흥국생명은 서울 본사 해머링맨 광장에 북극곰, 북극여우, 수마트라코끼리, 바다거북, 귀신고래 등 멸종 위기 동물의 조형물을 전시했다.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교란으로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고취하고, 환경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번 조형물은 친환경 자연석 원료인 '미네랄 페이퍼'를 사용해 제작했다. 

손종원 한국ESG평가원 대표는 "기업들이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위해 다양한 ESG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이러한 활동들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갖춰야 ESG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