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의 현장] '사회환원' 외치는 대신증권, '환경'과 '기업윤리'는 곳곳 '빈틈'

지속가능경영 실천 의지, ESG평가 종합 A등급...B등급에 그친 환경 부문 주주 중심 경영은 호평, 기업윤리는 아직...라임펀드 분쟁서 손해배상 최고 한도 80% 결정

2021-11-23     김민정 기자
대신증권은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ESG 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대신증권 본사 전경

[ESG경제=김민정 기자] 대신증권은 올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평가에서 종합 A등급(우수 수준)을 받았다. 지난 2019~2020년까지 2년 연속 종합 B등급을 받았던 것에서 한 단계 상승한 성과다.

대신금융그룹의 이어룡 회장은 올해 6월 창립 59주년 기념행사에서 ESG 중심 경영을 선언하고, 전사적 체질개선과 사회공헌을 통해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창립 철학을 ESG 경영으로 계승할 방침을 밝혔다.

이어룡 회장은 특히 친환경, 사회공헌, 투명한 지배구조를 그룹 정책에 반영해 ESG 경영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며 ESG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ESG 경영 강화를 예고한 대신증권의 ESG 경영 현황 및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ESG평가 종합 A등급, 환경부문 B

대신증권은 지난해 E(환경) 분야에서 D등급을 받았다. 사회(S)부문과 지배구조에서는 각각 B+, B+의 등급을 획득해 종합등급은 B등급(보통)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다. 환경 부문에서 B등급을 받았고, 사회, 지배구조에서는 각각 A+, A등급으로 등급이 상향 조정된 것이다. 그 결과 대신증권은 지난해 종합 B등급에서 올해 종합 A등급으로 올랐다.

대신증권은 올해 6월 14일자로 기존 경영위원회를 ESG경영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8월 회사의 재무적 성과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합한 2021년 통합보고서를 발간했다. 통합보고서에는 사회적책임, 환경, 지배구조개선 등 ESG경영과 재무적, 비재무적 성과를 담았으며, 지속가능한 경영 실천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사회·지배구조 부문 A등급 이상, 눈에 띄는 사회공헌활동

대신금융그룹은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이념 아래 매년 장학사업과 국민보건지원사업, 아동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창업자인 양 회장은 1990년 7월 사재 1억 원을 출연해 금융업계 처음으로 문화재단인 대신송촌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올해로 31년을 맞는 이 재단은 기본 재산 규모가 370억원에 이르는 대형 재단으로, 장학사업과 함께 선천적 장애아동의 의료비, 의료기관지원, 사회복지시설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운 구순구계열 환아를 위해 건국대, 부산대, 전남대 등 대학병원에 총 3억 8천만원 규모의 수술비 및 의료비를 기부, 대학병원 의료진과 함께 구순구개열 환아 의료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사회공헌 활동과 더불어 주주중심 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과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주목된다. 대신증권은 3년 누적 평균 55.13%의 배당 성향을 보이는데, 이는 업계 상위 수준이다. 지난 3월에는 총 804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22년 연속 현금 배당과 2002년 이후 18번에 걸쳐 자사주 매입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도 300만주 규모 자사주를 사들였으며, 총주주환원율은 지난 3년간 65.5%를 기록했다. 총주주 환원율은 주주환원에 사용된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대신증권은 업계 평균보다 두 배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또 지난해와 올해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양홍석 사장 등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ESG 평가에서도 사회부문과 지배구조 부문은 수년간 모두 B+ 이상이었고, 올해는 A, A+ 등급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취약한 환경부문, 기업윤리는 ‘공사중’

여타 증권사와 같이 대신증권의 환경부문 ESG 평가는 낮은 편이다. 올해는 B등급을 받았지만 지난해 환경부문은 D등급이었다. 탄소배출이나 재화 생산 등과는 거리가 먼 업계의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증권사들도 친환경 경영 체제를 이어가는 기업들은 많다. 온실가스 및 에너지 관리나 용수, 자원 및 폐기물 관리 등에서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대비하는 동시에 임직원의 환경 의식 제고에 앞장서기도 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경우, 탄소배출권 중개나 탄소 감축 기업 투자 등의 ESG 경영 외에도 자체적으로 기업 운영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폐기물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등 환경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온실가스 및 에너지 사용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관리 시스템 도입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신증권의 기업윤리도 아직은 ESG 경영으로서 호평을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선 대신증권은 환매 연기된 라임펀드 판매와 관련해 당국으로부터 80% 배상 권고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는 7월 라임펀드를 불완전판매한 대신증권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의 최대 한도인 80%로 결정했다.

이는 앞서 하나은행 55%, 부산은행 50%, KB증권 60%, 우리은행 55%, 기업은행 50%의 기본 배상비율에 비해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대신증권 라임펀드 피해 투자자들은 크게 반발,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해서 100% 배상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또 지난 연말에는 고위직급을 더 우대한 우리사주 배정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우리사주 신탁제도(ESOP)를 도입했던 대신증권이 ESOP에 자사주를 7년간 출연하지 않자, 조합원들이 사측에 ESOP 출연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조합장과 조합원, 나아가 조합원과 사측 간 갈등이 불거졌다.

대신증권 우리사주조합은 전 조합장인 오 모 씨를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회사와 주요 주주·직원의 환원 철학인 ‘삼분법’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대신증권이 업계 최초로 도입한 우리사주제도는 양회문 회장의 ‘삼분법(三分法)’에 뿌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