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스웨덴 발렌베리家 투자회사 총수와 회동

그린에너지·헬스케어 등 미래 투자 협력 강화에 공감 최 회장, 도쿄포럼에선 "집단지성과 협력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만들자"

2021-12-04     김도산 기자
사진=연합뉴스

[ESG경제=김도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의 투자 전문기업 총수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EQT파트너스의 콘니 욘슨 회장을 만나 그린 에너지, 헬스케어 등 미래 유망분야 투자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5일 전했다.

EQT파트너스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세운 투자전문 기업이다. 2019년 스톡홀름 증시에 상장됐으며, 시가총액 60조원에 운용 자산 규모만 90조원에 달한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24개국에 1000여명이 근무 중이다.

발렌베리 가문은 그룹의 가족 세습을 이어가지만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스웨덴 최대 기업을 이끌면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지배구조, 배당금 사회환원 등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와 삼성과 SK 등 국내 재벌이 ESG경영에서 닮고자 하는 거버넌스 사례로 꼽힌다.

이날 회동에서 최 회장은 탄소감축 노력,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동시 추구, 지배구조 혁신 등을 소개했고, 욘슨 회장은 SK의 이런 경영활동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한국은 특히 수소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SK역시 수소 생산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욘슨 회장은 "한국 수소 비즈니스 발전 속도가 유럽에 비해 굉장히 빠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SK그룹이 하는 어떤 분야에서든 협업할 생각이 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바이오, 헬스케어 등에서의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최 회장이 한국과 미국에서 다방면에 걸친 바이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하자, 욘슨 회장은 해당 분야의 상호 협력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뜻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SK그룹은 밝혔다.

특히 최 회장과 욘슨 회장은 양사가 글로벌 각지에서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하자는데도 의견을 모았다.

욘슨 회장은 SK의 유럽시장 진출 현황에 관심을 보였고, 최 회장은 헝가리, 폴란드 등에서 배터리 부문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욘슨 회장은 "유럽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다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SK가 아시아에서 기여할 수 있듯이 EQT는 유럽에서 SK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 "집단지성과 협력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만들자"

한편 최태원 회장은 인류의 집단지성과 협력으로 과학기술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2일 최종현학술원과 일본 도쿄대가 온라인으로 공동 개최한 '도쿄포럼 2021' 개회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도쿄포럼은 고(故) 최종현 선대 회장의 인재 육성 뜻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최종현학술원이 2019년부터 도쿄대와 함께 열고 있는 국제포럼이다. 최 회장은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개회사를 맡았다.

최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려면 과학과 기술, 인간 정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살펴봐야 한다"며 "사실상 이중 가장 큰 도전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결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탄소 배출 넷제로(Net-Zero)' 달성을 예로 제시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은 이미 존재하지만 이를 구현하는 공동의 의지와 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민간 부문이 이러한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기업은 적절한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친환경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노하우와 재정적인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탄소 배출 감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보호 크레딧(EPC)' 제도를 개발하고 있다"며 전 세계 자본과 금융시장의 EPC 참여를 통해 친환경 프로젝트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공동의 마음가짐으로 협력해 대응해야만 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과학, 기술, 인간의 마음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