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몰고올 아홉 가지 '티핑포인트'...지구 환경의 회복불능 경고등은
해양순환 감속, 해수면 상승, 빙하 붕괴, 열대우림 파괴, 몬순지역 사막화 등 산호초 멸종, 아한대 숲 등으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파괴 가속 우려
[ESG경제=이진원 기자] 기후변화가 지구 환경의 균형을 급속히 깨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돌이키기 힘든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티핑포인트란 균형을 이루던 것이 깨지고 급속도로 특정 현상이 커져, 작은 변화로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많은 과학자들은 지구의 환경 시스템이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지점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우려한다.
과학자들은 빙하가 녹고, 가뭄이 심해지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온도가 오르는 현상을 인류에 비극이 초래될 것을 알려주는 경고 신호로 간주한다. 다만 이런 과정이 수십 년 내지 수 세기에 걸쳐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시작된 이상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구를 위협하는 티핑포인트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CNBC는 13일 9가지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 보도했다.
1. 대서양의 대규모 해양순환이 망가진다
일반적으로 열대지방의 따뜻한 물은 항상 북극으로 이동해 평균 수온을 맞추게 되는데 이를 ‘대서양 대규모 해양순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영어로 줄여서 AMOC라고 부른다.
북극으로 흘러간 바닷물은 식어 가라앉은 뒤 다시 적도로 되돌아온다. 그런데 이 물의 수온이 지구 온난화에 의해 올라가고, 특히 그린란드 빙상에서 흘러나온 담수에 의해 희석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희석되어 가벼워진 담수는 가라앉을 수 없기 때문에 순환 속도가 느려지고, 이것은 기후 변화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
2. 서남극 빙하가 붕괴되면서 해수면이 급상승한다.
서남극 빙하(West Antarctic Ice Sheet, WAIS)는 항상 물과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따뜻한 바다에 취약하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1997년부터 2017년까지 연간 얼음 손실이 3배로 증가했다.
서남극 빙하가 이런 추세로 소멸할 경우 해수면이 급상승하여 서남극의 많은 지역이 물에 잠길 수 있다. WAIS는 수십만 년에서 수백만 년 전에 지구에 지금과 비슷한 온난화 추세가 나타났을 때 사라진 적이 있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3. 아마존 열대우림이 나무가 없는 초원으로 변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엄청난 수분 손실은 이 지역 강우량을 증가시킨다. 그런데 삼림 벌채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구 기온이 3도가 오른다면 열대우림의 강수 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질 것이다.
지구 기온이 4도가 오르면 아마존의 중부, 남부, 동부 지역이 나무 없는 평야인 사바나로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손실은 지구 기후 패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숲의 소멸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면 지구 온난화 속도는 훨씬 빨라지고, 탄소배출량도 더 심각하게 증가할 수 있다.
4. 서아프리카 몬순 지역은 더 습하거나 건조해진다.
몬순지역의 비는 서아프리카와 사하라 사막, 남부 열대 우림 사이의 초원 지대인 사헬(Sahel)에 내린다. 어떤 해에는 서아프리카 몬순(WAM)을 예측할 수 없고, 가뭄을 초래하기도 한다.
더 따뜻한 열대 해양과 더 시원한 북대서양이 심한 건기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여겨진다. 비가 안오면 대지는 더욱 타들어가 사막화가 심해질 것이다.
5. 영구동토층의 해빙이 지구온난화를 더욱 심화시킨다.
영구 동토층(permafrost)은 얕은 해양 지역뿐만 아니라 북반구와 남반구의 넓은 지역을 덮고 있는 냉동 유기물질이자 얼음이다. 수백만 년 이상 손상되지 않고 보존되어 왔다.
영구동토층은 대기 중 탄소 함량의 두 배를 머금고 있다. 그런데 지구의 일부 지역이 30년 전보다 2~3°C 더 따뜻해지면서 영구통토층이 녹아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놀라운 속도로 방출되고 있다.
6. 산호초가 빠르게 사라진다.
기온 상승, 폭풍, 해양 순환 변화, 남획, 해양의 산성 증가 등이 모두 산호초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있다. 산호초가 죽으면 유독성 조류가 빠르게 암초를 점령해 재생이 매우 힘들어진다.
모든 물고기 종의 약 25%가 산호초에 의지해 살고 있기 때문에 산호초의 손실로 인한 물고기 서식지 파괴는 인류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미칠 것이다. 산호초는 전 세계 5억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먹을 음식을 제공해주고 있다.
7. 인도 몬순의 기간과 강도를 증가한다.
인도의 몬순은 13억 인구를 먹여 살리는 농업에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와 대기 오염이 몬순의 패턴과 강도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한편으로는 폭우와 홍수,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뭄이 발생하면서 인도의 농업 패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8. 전 세계적으로 해수면이 상승한다.
과학자들의 최근 계산에 따르면 지구에서 두 번째로 큰 얼음 덩어리가 급속히 녹아내리면서 해수면이 매년 약 0.7mm씩 상승하고 있다.
티핑포인트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막상 도달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불가피하다.
9. 세계 최대 생태계인 아한대 숲이 파괴된다.
북극 툰드라 남쪽에 위치한 아한대 숲(boreal forest)은 지구 전체 숲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생태계이다. 지구가 배출하는 탄소 중 3분의 1 이상이 이곳 소나무, 가문비나무, 낙엽송나무에 저장된다.
그러나 광범위한 벌목, 광업, 석유와 가스 탐사 형태의 산업 발전으로 인해 이 숲은 점차 파괴되고 있으며 훼손 지역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