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 '인공태양' 핵융합 발전 실험 성공...탄소 없는 청정 에너지 시대 여나

핵융합 컨소시엄 유로컨퓨전, 5초 동안 59메가줄 지속 핵융합 에너지 생성 국제 핵융합 실험 ITER 대규모 프로젝트 길잡이...한국도 9% 지분 참여

2022-02-15     김민정 기자
영국의 JET(Joint European Torus) 핵융합 기계 내부. 사진=유로퓨전

[ESG경제=김민정 기자] 유럽 핵융합 전문가 컨소시엄인 유로퓨전 연구진이 '인공 태양'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인류가 꿈꿔오던 에너지원을 정복하는데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특히 해당 실험 연구에는 UKAEA의 김현태(41) 박사가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참여해 주목 끌고 있다.

영국 원자력청(UKAEA)은 지난 9일 "환경을 해치지 않는 핵융합 기술로 5초 동안 59메가줄의 지속 핵융합에너지를 생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핵융합 장치 ‘제트’를 사용해 만들어진 인공태양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으로, 연구원들은 상용 핵융합 에너지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연료 혼합물을 사용했다.

이번 핵융합 실험은 지금까지 진행해온 연구에 비해 가장 긴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발생시킨 것으로 기록됐다. 지난 1997년 제트가 기록한 이전 열에너지는 4초간 21.7메가줄로, 이번 결과물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이번 실험에서 생성된 59메가줄을 초당 에너지 전력으로 평균화하면 11메가와트다. 영국 원자력청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주전자 60개의 물을 한 번에 끓일 수 있는 정도의 에너지다.

핵융합에너지는 태양과 같은 별이 에너지를 내뿜을 때 작동하는 원리와 같기 때문에 ‘인공태양’으로 불리운다. 고온에서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소의 원자를 모아 헬륨을 형성하고 엄청난 에너지를 열로 방출하는 방식이다.

기존 핵분열이 안전성과 폐기물의 위험을 안고 있는 반면, 핵융합 발전은 막대한 양의 청정 에너지를 안전하게 만들어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탄소 배출이 없고 원전과 달리 방사성 폐기물과 연쇄 반응도 없다고 평가된다.

무엇보다 온실가스 같은 유해 물질도 배출하지 않아 기후변화라는 글로벌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주 연료도 바닷물과 소량 리튬이라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거론된다.

이번 실험은 프랑스에 건설 중인 핵융합 프로젝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ITER는 미국, 중국, EU, 인도, 일본, 한국, 러시아, 프랑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이 가진 지분은 9% 정도다.

이언 채프먼 영국 원자력청장은 “이번 실험은 핵융합 발전계에 있어 매우 큰 진전”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국립 플라즈마 과학 및 기술 센터와 유로퓨전 팀이 20년 동안 작업한 결과로서, 2025년에 시작될 ITER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영국 핵융합에너지청의 유일한 한국인 참가자인 김현태 박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나라가 ITER에 한 뜻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은 세계에 희망적인 메시지”라며 “이번 실험이 실패했다면 ITER는 불확실성을 안고 출발했을텐데 매우 다행스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