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SEB, 우크라이나 전쟁 계기로 방산업체 투자 허용...MSCI, 러시아 ESG등급 하향
MSCI, 러시아 신흥국지수에서도 제외
[ESG경제=이신형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금융시장에서도 러시아 자산 투자를 제한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이 금융 투자 지형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를 의식해 ESG 규정을 개정해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를 허용하는 금융사도 등장했다.
월스리트저널의 2일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 금융그룹 SEB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자사가 운용하는 일부 펀드의 방위산업 투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방위산업 투자를 금지한다는 한 1년 전의 약속을 뒤집은 것이다.
SEB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방위산업에 대한 고객들의 반감이 완화됐다며 오는 4월 1일부터 100개 이상의 펀드 중 6개 펀드의 방위산업 투자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SEB는 지난해 2월부터 자사 펀드의 방위산업 투자를 중단시켰다.
SEB 대변인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에게 심각한 안보 상황과 최근 몇 개월간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을 고려해 1월부터 ESG 투자 정책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방산업체 투자를 허용하도록 ESG 규정을 개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SEB는 집속탄이나 핵무기 제조와 관련된 기업 등 국제 질서에 반하는 무기 생산이나 판매 기업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방위비 지출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며 방산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MSCI 러시아 신흥국지수에서 제외...ESG 등급도 하향
벤치마크 주가지수와 ESG 평가 등을 제공하는 MSCI는 러시아를 오는 9일부터 신흥국지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러시아의 MSCI 신흥국지수 내 비중은 지난 1일 현재 1.5%를 차지하고 있다.
MSCI는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 증시에 투자하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과 지난달 28일부터 협의를 시작했고 절대 다수의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증권거래소 등이 러시아 시장은 현재 투자하기 적합하지 않고 MSCI 신흥국지수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MSCI는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영해 러시아의 ESG 등급을 BBB에서 B로 하향조정했고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의 ESG 등급도 BB에서 B로 하향조정했다. 양국의 ESG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러시아 자산에 대한 ESG 펀드의 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 ESG 등급 하향조정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FRA 리서치의 토드 로젠블루스 ETF 및 뮤투얼펀드 리서치 책임자는 로이터통신 기자에게 “ESG 펀드의 러시아 익스포져는 중국에 비해 많지 않다”며 예를 들면 블랙록의 아이셰어 ESG MSCI EM 리더스 ETF(iShares ESG MSCI EM Leaders ETF) 정도가 3% 가량의 러시아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블랙록은 러시아 익스포져에 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고객들의 러시아 자산 매각을 돕기 위해 규제당국이나 벤치마크 지수 제공 기관, 시장 참가자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또 제재와 규제 관련 모든 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