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SB, ESG 공시 기준 제정 프로젝트 ISSB에 이양

ISSB는 공시 기준 제정 전까지 SASB 기준 사용 권장 ISSB 공기 기준, 명시상부한 글로벌 표준으로 부상...한국도 적극 채용

2022-05-13     이신형 기자
에마뉘엘 파버 ISSB 의장. 로이터=연합

[ESG경제=이신형기자]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는 현재 진행 중인 모든 ESG 공시 기준 제정 프로젝트를 국제지속가능기준위원회(ISSB)에 이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양 시점은 가치보고재단(VRF)이 ISSB를 설립한 국제회계기준재단(IFRS)와 통합되는 올해 6월30일까지다.

SASB는 지난 2011년 설립된 비영리기구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할 기업의 비재무공시 기준을 제공해왔다. SASB는 특히 2018년 77개 산업별 지속가능성 보고 표준을 발표하였으며, 각 산업별 중요이슈(materiality) 공기 기준안을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미국 자본시장 중심의 ESG공시 표준를 제공해온 SASB는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지난해 ISSB를 중심으로 ESG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을 만들기로 합의하자 역할을 양보해 글로벌 공시기준 통합에 나선 것이다.  

SASB는 11일 안내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ISSB가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개발 과정에서 SASB의 산업별 접근 방식을 차용하는 등 SASB 기준을 기반으로 공시 기준을 제정할 것”이라며 "ISSB는 (새로운) 공시기준 제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SASB 기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SASB는 국제통합보고위원회(IIRC)와 합병해 가치보고재단(VRF)으로 통합됐다. 하지만 가치보고재단은 ISSB의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제정에 협력하기 위해 올해 6월30일부로 IFRS와 통합된다.

IFRS는 주요 20개국(G20)과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를 포함한 각국 정부와 정책당국 등으로부터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ESG 공시 표준을 제정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지난해 11월 ISSB를 설립했다.

그리고 ISSB는 마침내 지난 3월31일 ESG 공시기준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은 'S1'으로 불리는 일반적인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 요구안(General Requirements for Disclosure of Sustainability-related Financial Information)과 'S2'로 불리는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시안(Climate-related Disclosure)으로 구성되어 있다.

ISSB 공시기준 초안, SASB와 TCFD 기준 모두 수용

ISSB의 초안 중 S2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의 권고를 기반으로 하는 동시에 SASB의 산업기반 공시 요구안도 수용하고 있다.

TCFD 권고안은 모든 산업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스코프 1, 2, 3 온실가스 배출량과 탄소집약도 등의 공시를 요구한다. 이에 비해 SASB 기준은 자동차 산업의 연비나 친환경차 판매 비중, 금융기관이 대출을 제공하거나 투자한 기업의 탄소배출량 등 산업별 온실가스 배출량 관련 지표의 공시를 요구한다.

ISSB 기준은 TCFD 권고안과 SASB 기준을 모두 차용하고 있어 산업 공통의 온실가스 배출 정보와 산업별 온실가스 배출 정보를 동시에 공시하도록 요구한다.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제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SASB와 ISSB의 통합이 마무리됨에 따라 ISSB의 기준 제정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별도의 ESG 공시 기준을 제정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ISSB 기준이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IOSCO의 애슐리 알더 이사회 의장은 ISSB의 초안 공개 직후 “초안을 승인할 목적으로 정밀한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며 “IOSCO의 승인은 (ISSB의 공시안이) 국제적인 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SSB는 6월 29일까지 120일간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후 전문가와 업계, 정책 당국 등의 의견을 반영해 올 연말에 ESG 공시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 금융위원회는 한국회계기준원과 손을 잡고, ISSB 표준안을 국내에 적용하기 위한 KSSB(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설립 준비 및 ESG공시 기준 채택을 위한 연구 작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