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S&P ESG 지수 퇴출로 드러난 ESG의 다양성
머스크, "ESG는 사기"라고 주장하지만, 노사 문제와 양성 평등, 인종 다양성 등에서는 낙제점 우수한 ESG 평가 등급 친환경만으로는 부족
[ESG경제=이신형기자]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만 만드는 테슬라가 대표적인 ESG 지수인 S&P500 ESG 지수에서 퇴출되자 테슬라 CEO 일런 머스크가 “ESG는 사기”라며 S&P 글로벌의 조치게 강하게 반발했다.
테슬라는 저탄소 전환에서 기존 자동차업체들을 압도하고 테슬라 에너지(Tesla Energy)는 미국 최대의 태양광 사업자 중 하나다.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가 ESG 지수에서 제외된 것은 이례적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테슬라의 ESG 성적표에 관심을 가졌던 투자자들은 S&P글로벌의 이번 조치는 수긍할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테슬라는 환경 분야(E)에서 좋은 등급을 받았지만, 사회(S)와 지배구조(G) 분야에서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사례는 기업이나 투자자가 ESG를 친환경으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다.
S&P 글로벌은 테슬라의 S&P DJI ESG 평가점수가 하위 25%에 속하는 부진을 보인 것이 지수에서 제외된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또 테슬라의 ESG 등급이 낮은 것은 ▲저탄소 전략 미흡 ▲윤리 강령 부재 ▲프레몬트와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발생한 인종 차별과 열악한 노동 환경 등에서 비롯된 현재와 잠재적인 미래의 리스크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통사로를 일으켰던 테슬라의 주행보조시스템에 대한 전미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조사에 대처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S&P글로벌은 지적했다.
펀드 평가사겸 ESG 지수 산정 기관인 모닝스타는 19일자 보고서에서 “ESG 투자자들이 점점 더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강조하고 있는데, 테슬라는 노동 문제와 인적 자본에 대한 평가에서 부진했다”고 밝혔다.
최근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부(California Fair Employment and Housing)는 테슬라 공장에서 수백 명의 노동자가 인종차별을 겪었다며 테슬라에 소송을 제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배출량과 물 사용, 산업 폐기물 처리 등에 관한 테슬라의 정보 공개도 투명하지 않았다.
또 테슬라 지분 15%를 보유한 일런 머스크는 트위터에 테슬라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메시지를 자주 올려 구설에 올랐고 테슬라는 이에 따른 투자자 소송과 당국의 조사에 직면했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 소속으로 자신의 전용기 승무원이었던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의 존 헤일 지속가능성 조사 담당 이사는 “테슬라는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을 돕는 제품을 만들고 있으나, 노사관계나 인종차별 소송, 지배구조 등 ESG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분야에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닝스타는 자사의 ESG 지수에 테슬라를 편입시키지 않았다.
보고서는 여러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테슬라가 투자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며 테슬라의 전반적인 ESG 경영에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 ESG 평가 개선 위해 투명한 정보 공개 필요
미국의 기업 성과 측정 플랫폼 저스트 캐피탈(JUST Capital)의 20일자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사의 연례 ESG 평가에서 하위 10% 수준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직원 급여와 직원에 대한 대우 문제가 낮은 평가 점수로 이어졌다.
특히 고객과의 투명한 소통이나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 분야에서 테슬라는 바닥 수준의 등급을 받았다.
보고서는 테슬라의 ESG 평가 점수 개선을 위한 6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전체 테슬라 직원의 생활임금 평가 ▲인종과 성별 임금 격차 분석 ▲직원의 성별, 인종별 다양성에 관한 세부적인 정보 공개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로 억제하기 위한 과학에 기반한 기후 목표 달성 약속과 성과 공개 ▲임원 보상을 특정 이해관계자의 목표 달성에 연계 ▲이사회의 성별, 인종별 다양성 공개 등이다.
저스트 캐피탈은 테슬라가 최근 몇 년간 ESG 정보 공개에서 개선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 미흡하다며 이런 6가지 정보를 공개하면 테슬라의 ESG 평가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