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서 논의된 7대 환경 이슈
WEF 연차총회 5월 22~26일 스위스 다보스서 개최 환경 관심 뜨거워…기후위기 극복 위한 논의 및 솔루션 발표
[ESG경제=이진원 기자]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못했던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가 지난 5월 22일부터 26일 사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됐다.
다보스 포럼은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와 정책입안자들이 모여 당면한 정치, 환경, 사회적 도전들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벌이는 자리다.
이번 포럼에서는 전 세계 약 2000여 명의 비즈니스 리더와 정책입안자들이 모여 ‘협력과 신뢰 회복’을 주제로 토론을 이어갔다.
올해 다보스 포럼 참가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프로그램과 전 세계적 봉쇄 조치 해제에 따른 경제적 영향 등에 논의하는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비난했다. 이들은 또 전 세계 식품 공급 교란과 에너지 가격 위기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특히 많은 시간이 할애된 것은 환경 이슈였다.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이미 다보스 포럼에서도 이 주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었다. 2020년 포럼에서는 참석한 모든 비즈니스와 세계 리더들은 주최측에 의해 최소 2050년까지 넷제로를 목표로 정해 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포럼의 270개 패널 중 90개 패널에서 기후위기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말 현재 각 지역과 국가들이 정한 넷제로 목표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 나온 주요 환경 관련 이슈들을 정리해 본다.
1. 기후 활동가들, 말 대신 시스템을 바꾸는 행동 촉구
기후 활동가들은 포럼 개최 기간 동안 행사장 밖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과거 포럼에서 논의된 사항이 전 세계적 탄소배출 감축이나 기후 변화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기후 위기로 타격을 받은 집단을 위한 적절한 손해 배상과 피해 보상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우간다의 기후 활동가인 바네사 나카테(Vanessa Nakate)는 시위대를 향해 “포럼에 참석한 많은 분들은 기후위기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그들만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젊은 기후 활동가들은 그동안 다보스 참가자들에게 말로만 기후위기를 논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줄 것을 요구해왔다. 2020년 초 열린 회담에서도 이들은 화석연료 수급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재개해 달라는 자신들의 요구가 ‘완전히 무시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2. 인도 CEO들, 넷제로 연합체 집단 가입
23일 ‘CEO 기후 행동 리더 연합(Alliance of CEO Climate Action Leaders)’ 산하 인도 CEO 연합이 출범했다. 본 연합은 2014년 처음 설립됐고, 설립 목적은 모든 분야의 기업들이 파리협정을 준수할 수 있게 지원하자는 것이었다.
인도 기업들이 들어오기 전에 약 92개 기업들이 연합에 가입한 상태였다. 인도 기업들의 가입으로 향후 몇 달 동안 최소 10여 개 기업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3. TNFD, 자연 리스크 평가 위한 지원 계획 발표
24일에는 ‘자연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NFD)’가 자연과 관련된 리스크를 평가하고 축소하기 위한 기업들의 프레임워크 구축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TNFD는 프레임워크 참여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적 및 지역적 차원에서 여러 조직들로 구성된 ‘협의 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 그룹에는 호주, 인도, 네덜란드, 영국이 포함된다. 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및 토착지역공동체(IPLC)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TNFD는 3월 프레임워크 베타 버전을 출시한 바 있는데, 2023년 하반기에 최종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4. 넷제로 이니셔티브를 향한 산업 클러스터 전환 확대
벨기에, 네덜란드, 텍사스, 오하이오 산업 클러스터가 WEF의 ‘넷제로 이니셔티브를 향한 산업 클러스터 전환(Transitioning Industrial Clusters Towards the Net Zero Initiative)’에 참여했다. 이니셔티브의 목표는 산업 클러스터들이 넷제로로 전환하는 길을 설계 및 전달하는 한편 전 세계적인 범산업적 협력을 촉진하는 것이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30%가 산업 활동에 따른 것이다.
WEF는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산업 클러스터가 4곳에서 8곳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WEF는 참여 클러스터 수를 최소한 100곳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5. 퍼스트무버연합 참여 기업 수 50곳 돌파
지난해 11월 COP26에서 미국 국무부와 WEF가 공동으로 출범한 연합체인 퍼스트무버연합(First Movers Coalition)에 참여한 기업 수가 50곳을 넘어섰다.
영국, 덴마크, 인도, 이탈리아, 일본, 노르웨이, 싱가포르, 스웨덴 정부가 퍼스트무버연합과 제휴함에 따라서 이들 국가 기업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6. 기업들, 저탄소 도시 모빌리티 네트워크 공동 구축 약속
30개 이상의 기업이 상호, 그리고 국가·지역·정책 입안자들과 협력해 ‘공유 및 연결되어 있는 저탄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26일 약속했다.
이 약속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만든 ‘도시 모빌리티 스코어보드 이니셔티브(Urban Mobility Scorecards Initiative)’는 전 세계 도시들이 환경의 지속가능성과 모빌리티 네트워크의 회복탄력성 차원에서 어떤 성과를 올리고 있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이 평가는 연내 마무리 되어 변화 목표 설계 및 달성을 위해 핵심 이해관계자 그룹과 협력하는 데 쓸 기준으로 삼을 예정이다.
7. 세계 물 경제위 공식 출범...담수 자원 관리 투자 펀드 출범
‘세계 물 경제 위원회(Global Commission on the Economics of Water)’가 공식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물의 가치를 재정의하고, 민간과 공공 분야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이러한 가치가 반영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별도로 WEF는 담수 자원 관리 분야에서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곳들에 투자할 1500만 달러(약 186억 원) 규모의 펀드를 신규로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WEF의 개방형 혁신 플랫폼이 HCL 테크놀로지와 함께 5년 동안 운용할 예정이다.
UN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물 수요가 공급을 40% 초과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인구 증가, 지구 기온 상승, 날씨 변화, 민간 부문의 과도한 천연자원 개발 등이 물 부족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