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수 속 '영원한 화학물질' 경고...문제 해결에 10억 달러 투입

극소량으로도 인체에 치명적 위협 가해 식품포장제, 세제, 카시트 등 다양한 소비제품의 원료로 쓰여

2022-06-22     김민정 기자
미시건주 워츠스미스 공군기지 인근에서 배출된 과불화화합물. 사진= 연합뉴스

[ESG경제=김민정 기자] 미국 환경단체가 과불화화합물(PFAS) 파헤치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환경 보호국(EPA)이 식수 속 합성 오염 물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이 마시는 식수에 PFAS 오염물질이 함유되어 있다고 발표하면서, 이 물질은 독소가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소량이라도 인체에 크게 해로울 수 있다고 밝혔다.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로 불리는 PFAS는 내열성 및 방수기능, 비분해 등 고유한 화학적 특성으로 인해 산업 및 제조 공정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중요한 화학물질이다. 쉽게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영원한 화학물질'이란 별명이 붙었다.

가정용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된 PFAS

그간 PFAS는 비활성이면서 독성이 없는 것으로 인식돼, 환경 폐기물이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 의류 얼룩 제거제, 식품 용 세제, 청소용품, 화재진압용 거품과 같이 가정용 제품으로 응용되어 수십 년 동안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야 일부 암 발병, 간 손상, 저체중 등과의 연관성이 연구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일회용 및 패스트푸드 포장에서부터 팝콘 봉지, 테이크아웃 용기, 미리 만들어진 케이크, 피자 상자, 카펫, 방수복, 자외선 차단제, 화장품, 매트리스에 이르기까지 수천 가지 제품에서 PFAS가 검출됐다.

미국 환경·소비자 보호단체 '에콜로지 센터(Ecology Center)'가 발표한 올해 카시트 화학물질 보고서에서는 미국에서 테스트한 어린이용 카시트 절반 이상이 PFAS 또는 난연제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도 밝혀졌다.

EUㆍ美 EPA 등, 관련 규제 방안 마련 중

앞서 지난 4월 EU는 PFAS와 모든 난연제, 비스페놀, PVC 플라스틱, 일회용 기저귀 등 독성을 포함하고 있는 화학물질의 사용금지 내용을 담은 'EU리치'(EU REACH) 개정안을 공개했다.

미국 환경 보호국은 PFAS를 규제하는 새로운 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법안에 따르면 식수에서 PFAS를 발견한 기업은 주민에게 알리고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하고, 노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식수에서 PFAS가 발견된 지역의 주민들은 가정용 필터를 설치하도록 했다.

더불어 보호국은 식수에 포함된 PFAS를 해결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투입한다. 이를 통해 기술 지원, 수질 검사, 중앙 집중식 처리 시스템 설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EPA가 2016년 발표했던 권고 사항에는 과플루오로옥탄산(PFOA) 및 과플루오로옥탄 술폰산(PFOS)에 대한 경고 내용이 새롭게 들어갔다.

라디카 폭스 EPA 부청장은 “EPA의 새로운 발표는 PFAS 오염을 해결하는 동시에 공중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더 빠르고 투명하게 정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화학산업계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3M과 듀폰이 가입한 미국 화학 위원회 산업 그룹은 “EPA가 과학 자문 위원회의 심사를 기다리지 않고 법안 발표를 서두르고 있다”라며, “권고안을 개발하는 과정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